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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요리]인제 50m 자유낙하의 아찔한 스카이다이빙이 맛을 더해준 철판부대찌개[철판요리/철판부대찌개/부대찌개]

석스테파노 2013. 8. 12. 08:00

캠핑이나 휴가에서 먹는 것 만큼이나 행복을 주는 것은 놀거리이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그져 졸졸졸 흐르는 개울도 좋았지만

이제 크다보니 놀이기구나 좀 타줘야 놀았다고 하니..ㅠㅠ

인제 골짜기에 레프팅이나 산악오토바이 말고는 딱히 놀거리가 없으니

스마트폰으로 이리저리 검색하더니 번지점프를 하고 싶다는 디모테오..

전화해보니 4만원이라나..ㅠㅠ 뭐 그리 비싼가..한 2만원만 해도 타보겠구먼..

한때 장사라는 이유라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좀 심하다..

그래도 큰맘 먹고 해주겠다고 하고 팬션을 나서본다.

50m에서 뛰어내리는 기분은 어떨까..ㅋㅋ 11m 막타워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신나는데..

넘 비싸서 디모테오만 타라고 하고 루치아는 싫다하고..ㅎㅎ

 


같은 아파트 라인 5층에 사시는 형님이 휴가가서 마시라고 형수님이 핸드드립해준 파퓨아뉴기니 커피를 주셨다.

형수님의 실력이 전문가시라 웬만한 전문점에서 마시는 커피는 양에도 안차게 되버렸다는..ㅎㅎ

형수님 잘 마셨습니다..휴가가서 홀다당 다 마셨네요..



동홍천에서 빠져서 속초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인제가 가까워짐을 알 수 있는 커다란 타워..

이게 뭔가 했더니 자유낙하..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놀이기구이다.

문제는 디모테오는 이걸 이야기한게 아니라 끈묶고 떨어지는 번지점프였는데..기껏 전화해서 알아본 곳은 번지점프고

실제 온 곳은 여기를 왔다는..ㅠㅠ 이때부터 살짝 꼬이기 시작했다..ㅠㅠ



4만원이라고 하더기만 웬 2만8천원? 횡재했다..싶었다..ㅠㅠ

그런데 이름이 왜 번지점프가 아닐까...

그리고 철탑이라 번지를 하게 되면 부딪힐까 살짝 걱정도 되고..




이때까지도 여기가 번지점프장인줄 알았다는..ㅋㅋㅋ



안전장구 착용은 기본..이때까지는 디모테오의 기분은 좋았는데..



스턴트를 연상시키는 자유낙하....앞으로 떨어져야 스카이다이빙 아닌가?ㅋㅋ

얼굴에 그물자국 날까봐 뒤로 떨어지나 보다..ㅎㅎ



알고보니 여긴 인제밀리터리 테마파크였다는...ㅋㅋ

캠핑장도 있나보다..줄없는 번지점프..이 말과 번지점프가 혼동되서리..ㅋㅋ

휴가피크 전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한산해보였고..

디모테오 말고는 이용객이 전혀 없었다는..

인제군에서 뭔가 테마를 잡아볼 생각인가본데..나대지에 뙤약볕속에 뭔가 한다는건 좀...

나무를 심어서 그늘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캠핑도 좀 분위기가 있어야하는데..강변까지도 멀고..

오히려 강건너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더라는...



인제 밀리터리테마파크 전번 033-461-0141



인제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찾은 도넛집..

야채고로케가 맛있었다. 디모테오는 던(덩->똥에서 수정)*도넛을 생각했나본데..ㅠㅠ

혼자 젤 비싼 놀이기구 타고..먹는 것까지 우기려 드니..슬슬 열이 받을라고 한다...

철이 없는 것인지..바깥음식 사주는 것도 다행이라 생각하지 않고..덩*도넛을 찾어?




거기에 두 모녀가 뚱한 반응으로 합세해서 트리오로 열불나게 한다..

결국..필레계곡에 가서..폭팔하고 만다..에이..이 못된 성질머리하구...

점심먹으러 들어간 집에서 메뉴고르라고 했는데 의견도 분분하고..

걍 차타고 팬션으로 돌아와버렸다..

디모테오는 4만원짜리 진짜 번지점프를 다시 타겠다고 짜증내고..마눌님과 루치아는 식당에서 짜증나게 만들고..

나름 준비한다고 한 것에 대한 불만이라 생각이 드니 더 열받고..에효..걍 폭팔...ㅠㅠ

다신 휴가를 가면 내 성을 간다..ㅠㅠ 했다는..ㅋㅋ

참을성이 좋은 오스킨님이야 큰아이 작은아이 다 분위기를 맞출 수 있었나본데..

난 완전 꼭지가 돌아버렸다.

한참을 씩씩 거리다가..점심은 먹여야지 하면서 진정하고..상을 차린다..



멸치 표고 다시마 육수를 미리 만들어서 생수병에 얼려왔는데 아이스박스에서 자연해동이 되었고..

이번 휴가에서 캠핑요리를 책임진 스텐철판 나와주시고..

생협에서 구입한 부대찌개 재료를 준비한다.



김치는 철원 시골집 김장김치를 맛있게 익었을때 팩에다 얼려서 냉동실에 보관했던..2년전 김치네..ㅋㅋ

캠핑가서 김치가 늘 아쉬워서 김장김치를 몇덩이 얼려서 놓고 쓰는데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한동안 생협에서 나오지 않던 그린팜(스팸)..이번에 인산염까지 안넣고 만들어 나왔다는..

시중 햄이나 소시지의 뒷면을 읽어보고도 감흥이 없다면 그냥 그렇게 편하게 사는게 낫다..

소르빈산나트륨(미생물번식억제제-방부제), 아질산나트륨(발색제-붉은빛이 나게 하는..), 인산염(산도조절제 결착제)은 기본..

서비스로 L-글루타민산나트륨과 정제염 ㅋㅋㅋ

인체에 무해할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굳이 먹을 필요가 없는 첨가물까지 먹고 싶지는 않다.

어디 착한 식당이라고 나온 부대찌개집도 수제소시지를 만들때 인산염을 쓴다.

인산염 자체는 상당히 맹독이고 인체에 축적이 되며 배출은 무척 어렵게 된다는데...

씹을때 식감과 물과 고기가 결합되는데 필요하다 보니 쓸 수 밖에 없을것이다..

색도..아질산나트륨을 쓰지 않는 생협 소시지나 그린팜은 색이 이쁘지 않다..

붉은색이 입맛을 당기게 하다보니..양식송어도 살을 붉게 만드는 사료를 먹이고 있다...ㅠㅠ


돈육고추장볶음은 오늘의 부대찌개 양념..소시지는 발색제와 방부제 없는 씨알야채맛소시지

햄은 인산염까지 넣지 않은 그린팜..요거 개봉할때 물이 나오니 따자마자 도마를 향해 흔들지 말것..물이 확..ㅋㅋㅋ



미리 만들어온 육수 부어주시고..재료들 넣어서 돈육고추장으로 간을 맞춘다.

부대찌개란 말을 쓸때마다 사실 그리 기분이 좋은것은 아니다..전쟁통에 생겨난 잡탕음식인데..

어째 이게 꼭 요리처럼 불린다는게..ㅠㅠ

그린팜과 훈제 씨알야채맛소시지가 들어가서 생고기와는 살짝 다른 향을 낸다.

바로 이맛으로 먹는것이지만..



돈육고추장을 적당히 풀었는데..간이 살짝 세지면 육수를 부으면 되고..

싱거우면 고추장을 더 풀면 되고..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예전엔 라면스프를 넣어서도 먹었었는데..ㅠㅠ



조그만 티브이 열심히 보시다가 다 익어가니 나와서 드시는 모녀..

디모테오는 뭘하는지 아직 나오지도 않고..ㅠㅠ



소시지전골에 빠지면 서운한 라면사리...



일단 라면사리 올려주시고...


 

라면사리 부수지 않고 그래도 펼쳐주시는 신공발휘...

라면 다 익을때까지 티브이 보러 들어간 가족들..ㅠㅠ


 

내 속이 부글거리는 것처럼..사리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날은 덥고..속을 끓고 여기에 술까지 부어주시니 삼박자로 체온이 오른다..

다 먹고는 팬션앞 개울가서 놀고 돌아온 마눌님 이하 두 아이들...

마눌님의 개미목소리로 미안하다는 말에 쌓였던 화가 풀려버린다..

물론 화를 낸 내가 휴가 분위기를 망친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인정한다.

휴가지에서 늘 방긋방긋 웃는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가족간에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의견충돌도 있겠지만..이번엔 좀 도가 지나쳤다.

이날 이후로 내 사전에 이런 휴가는 지워버렸다.

휴가때문에 기분망치고 화가 난다면 가지 않는편이 더 낫다..

그저 되도록 편하게 살게 하다보니 조금 불편하고 맘에 들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한다.

집나가면 고생이란 명언처럼 조금 어색하고 모자른게 있더라도 나름의 재미를 찾아야하는데..

여행의 재미를 느끼는 법을 가르치지 못한 내 잘못이겠다.

이번엔 마누라까지...ㅠㅠ

아..쓰다보니 또 열받네..

그넘의 번지점프인지로 꼬이기 시작한 휴가 이틀째의 악몽은 이날로 접어버리고 치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