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내 지인들은 거의 다 알겠지만..
짬뽕을 즐겨하지 않는 입맛이다보니..중국집에선 무조건 짜장이 선택되어진다.
물론 국물은 조금 먹고 싶어서 달라고 하긴 하는데..그 국물을 다 먹을 정도로
흥분시키거나 만족시켜준(좀 이상타..ㅠㅠ) 짬뽕 국물은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이다.
물론 바깥음식을 기준으로 해서..
지난 초복때 닭백숙과 삼계탕을 끓였건만 내입에 들어간 것은 해독쥬스와 콩국물뿐..ㅋㅋ
어차피 시작한거 끝을 보자 싶어서 다이어트에 매진하고 있는데..
덕분에 울 마눌님께서 조금 주방에서 분주한 나날을 보내시게 되었다는..ㅎㅎ
그래도 허구헌날..매시 술과 함께 세상을 살던 사람이..
개과천선이라도 한 마냥..매일 술을 안마시고 있으니..기분이 좋은가 보다..ㅋㅋㅋ
닭은 날개끝과 똥꼬기름만 빼고는 버릴것이 없다...
닭대가리도 여의도 금뺏지 보단 머리가 좋아서 다 나름 쓸모가 있다.
닭요리의 시작은 육수인데..생협에서 구입한 무항생제 국내산 육계닭 한마리를
통째로 고아 국물을 낸다. 이 국물로 다시 삼계탕도 끓이고 죽도 끓이는데..
엄나무와 황기만 들어가도 잡내도 없이 구수한 닭육수의 맛이 좋아진다.
동네 마트에서 세일할때 미끼상품으로 내놓은 국산 왕바지락을 요것만 달랑 사다 얼려 놓은것과..
예전에 절친 지인이 들고온 갑오징어 데쳐 먹다 남은것 얼려놓은것..그리고 얼린 굴..ㅋㅋ
하여간 냉동실에 얼렸던 해산물과..채소들을 갖고 마눌님께서 뭔가를 하시려고 한다.
다진마늘과 파를 카놀라유에 고추가루와 함께 살살 볶으시는데..
기름과 고추가 좀 작게 들어간게 아닌가 참견하고 싶은 입을 막으며 사진만 찍어본다.
무도 달달 볶고..양파도 달달 볶고..
양배추까지 넣고 달달 볶은 후에야 기본 볶음이 끝난다..
여기에..황기와 엄나무 수삼에 대추와 통마늘 그리고 육계닭 한마리가 잠수한 닭육수를 부어주신다.
사골국물 저리가라 할 정도로 육수를 잘 고아냈다.
잠시 한눈 팔고 컴질하다 다시보니..해물도 투하..홍고추와 청고추도 넣으셨다.ㅠㅠ
한그릇 담아서 주시는데..오우..이건 뭐 해물탕이네...ㅎㅎ
왕바지락에 굴에 갑오징어까지..
뻘건 중국집표 짬뽕이 아닌..백짬뽕을 끓여내신거였다.
내일이 중복인데..초복때 먹은 삼계탕을 재탕하려나 했더니만..
시원한 굴과 바지락에 듬뿍 들어간 백짬뽕을 탄생시키신다.
흠..간만에 솜씨를 발휘하시는 마눌님께 경배를..ㅎㅎㅎ
중국집 짬뽕은 별로라고 생각하지만..오늘 마눌님의 백짬뽕엔..아주 뿅가버렸다.
물론 딱 한수저 떠 먹어봤는데..그 뒷맛에 따라오는 은은한 닭육수의 개운함은..
어떤 대단한 중식쉐프로 울고 가겠다.
역시..기본이 충실한 육수의 힘은..재료의 맛을 살려준다.
치킨스톡이나 분말로 육수를 내는것은 맛은 비슷할 수 있어도 그 뒷맛의 개운함은 얻을 수 없다.
첫맛의 감칠맛으로 입맛을 잡을 수는 있어도..은은하게 밀려오는 풍요로움은 흉내낼 수 없겠다.
지루한 장마로 빨래와 설거지도 잘 건조가 되지 않아..
에어컨 하나 장만 못해준 신랑에게 바가지라도 긁어도 할 말이 없는데..
이리 멋진 요리로 입맛을 잡아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자기..말복엔 전복 삼계탕 해줄께..ㅎㅎㅎ
내년엔 시원한 에어컨도 사줄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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