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맛있는 요리

아내에게 버림받지 않으려면 남편이 곰국을 직접 끓여야 한다.

석스테파노 2012. 10. 30. 06:00

젊을때는 맘껏 아내를 팽개치고 나돌아다니다가..

나이도 들고 힘이 떨어지면..아내는 기가 살아 그동안 참고 있던..

스트레스를 맘껏 풀기위해 나돌아다닌다는..이야기..

그래서 아내가 곰국을 끓이면 남편은 언제까지 놀다 오나....

말도 못하고..질리도록 곰국을 먹는다는..ㅋㅋㅋ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참 우습다가도 우울해진다.

오죽하면 그런 이야기가 돌아다닐까 싶다.

날씨도 쌀쌀해지고..환절기엔 울 가족들

알러지비염으로 아주 난리부르스를 추고 있는데..

몸에 기도 보충할겸..

생협매장에서 무항쟁제 한우 잡뼈를 들고 왔다.




오늘도 아이유는 마실가시남?ㅋㅋㅋ

푸욱 고아서 국물을 낸다는 뜻의 곰국..혹은 곰탕..

고기와 내장을 푸욱 삶아내면 곰국..밥을 말면 곰탕..사골과 잡뼈를 함께 넣고 고아내면 설렁탕..

뭐 이리 분간하기도 한다지만..

그져 푸욱..고아내면 곰국이려니..한다.


어릴때 엄마가 끓여주셨던 첫번째 곰국..

식으면 입에 쩍쩍 붙는 그 느낌이 아주 싫었는데..

그 주범이 기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아셨다는..ㅠㅠ

그 이후론 우리집 곰탕엔 기름이 정말 한방울도 없었다..ㅋㅋㅋ

한겨울에 밖에 놨다가..굳은 기름을 싸악 건지곤 했으니...

그래서 기름이 둥둥 뜬 설렁탕이나 곰국을 보면 영 맘이 편안치 않다..


친절하게 곰국 끓이는 법이 동봉되어 있다.

핏물을 잘 빼야 국물이 색이 좋고..잡내도 없으며..

사태도 함께 넣어주면 좋다고 한다..


하루 반나절을 몇번 물을 갈아주며 피를 빼준다..

생각보다 참 많이도 나온다..ㅋㅋ


일단 초벌로 한번 끓여주고...

물을 버려버리고..물에 한번 뼈들을 씻어준 후..


철원 시골집에서 길어온 생수를 넣고..

이제 팔팔 끓이다..약불로 고아주면서..물을 보충하면 되겠다..

생각보다 여러번 우려먹었다..

한번 우려낸 곰국은 식혀서 냉장고로 고고싱..

기름이 굳으면 싸악..건져내고..

다시 끓여서 먹게 만들어주었다.


이렇게 곰국을 끓이고 있으려니..

마눌님께서..어디 가시남? 하고 물어보신다..ㅋㅋㅋ

물론 놀러가지요..ㅎㅎㅎ 했더니 눈을 살짝 흘기신다..ㅠㅠ

간만에..먼지가 하얗게 쌓인 골프백 먼지나 털어주려고

며칠 집을 비울동안 잘 드시라고 끓이긴 했는데..

에효..

그넘의 골프..연습도 3년넘게 해본 적이 없으니..ㅋㅋ

그래도 간만에 공맞는 느낌을 맛보니 참 좋았다..

내돈 안들이고 골프친 건 오래전이나 같은데..

우째..느끼는 기분은 영..다르다..

도로 창고에 쳐박아버렸다..살림 펴지면 그때나 보자..ㅋㅋㅋ


남편이 버림받지 않으려면 마눌님 눈치도 잘 봐야하고..

돈도 잘 벌어댜 줘야하고..맛난거 좋은거 상납 잘해야 하고..

제철 농수산물로 제때 요리를 해서 진상해야 하거늘..

곰국하나 달랑 끓여놓고..2박3일을 다녀왔으니..참 간도 크다..

담엔 좀더 다양한? 반찬을 해놓고 싸돌아 다녀야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