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맛있는 요리

텃밭에서 건진 늙은오이의 변신 노각냉면

석스테파노 2012. 9. 14. 06:00

맘에 안드는 종편에서 요즘 상종가를 치고 있는 X-파일..

먹거리에 대한 검증과 착한식당선정으로 TV없는 우리집도..

미누아우가 올려주는 파일로 다운받아 보고 있다는...ㅋㅋ

덕분에 착한 식당도 함 가보고..

시중냉면은 죽어도 먹지 않게 되었고..그넘의 감자탕 재활용 사실에 뛰어가서

아주 죽이고 싶었는데..그때 내가 먹은게...ㅠㅠㅠ

집에서 먹는 맛 이상을 식당에서 찾으려고 한게 잘못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음식을 했을때는 맛이 없다..맛대가리가 없다만 느껴졌다...바깥음식을 집에서 맛보려 했으니..

그러다가  이왕이면..좀...뭐 이런 욕심으로 하다보니 나름 비법이 생기는게 있다.

바로 착한재료와 정성이다.

조미료와 다시다 한스픈이 들어간 맛을 천연의 맛으로 한다는 건 기대하면 안된다.

착한재료 천연의 맛을 조미료는 따라올 수 없다고 아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가짜가 오히려 진짜보다 더 나아보이려면..결국 뺑끼를 쓸 수 밖에..ㅠㅠ

그 맛에 길들여져서 맛집이라고 대박집이라고 난리치는 식당앞에 줄을 서는 군상들...

뭐 나도 그 대열에 동참하기도 하지만..꼭 먹고 나면 뭔가 탈이난다..ㅠㅠ

 

 

식탁에 늘 생협에서 구입한 친환경 유기농 재료만 올라갈 수는 없다.

옆집 형수님이 우리집에 음식을 줄때 가장 신경쓰는게..일반 마트재료를 쓰지 않으니..혹이나..한다..

정성이 있는 음식에 뭘 탓하리요..그져 감사할 뿐..

어차피 조미료는 쓰시지 않으니까..

 

 

올해 첫 농사(이것도 농사냐?)를 지어서 얻은 토종오이..

마눌님이 토종묘종을 얻어다 주어..심었는데..역시나 개량종보다 무척이나 늦게 열리고..

쌈채소가 다 끝나서 신경도 쓰지 않았더니 지가 알사서 노각이 되벼렸다..

농약이라곤 구경도 못한 토종오이..노각..

 

 

노각을 깨끗하게 씻어서 속을 파주고..송송 쓸어 소금에 절였다가

손아귀 아플정도로 짰더니 두 양재기가 한양재기로 줄어서 나온다..

 

양념은 철원표 시골고추장과 고추가루..다진마늘과 현미식초 매실청 참기름 살짝..깨도 좀 갈아넣고..

 

쓱쓱 비벼주니 노각무침이 완성된다.

요걸 잘 담아서 냉장고로 고고씽..

 

노각무침을 냉장고에 며칠을 두었더니 자연스럽게 물이 생긴다.

 

요걸 우리밀 냉면과 육수와 섞어서 냉면을 말아먹는다.

노각냉면..ㅋㅋㅋ

집에서 키운 비리한 바질한잎..유기농 토마토와 치즈르 살짝 얹어 고명으로 하니..

보기에도 좋다..

시원한 맛에 먹는 냉면..

노각이 더해져서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재미까지 느껴진다.

그러고 보니 저 오이 심을때 넝쿨올라갈 길 만들어준 홍철이는 한개도 안줬네..ㅠㅠ

그래도 무농약쌈채소 몇번 주었으니 그걸로 퉁..ㅎㅎ

주말 점심으로 먹은 냉면치곤 뭔가 정성이 들어갔다는 느낌..

내년엔 꼭 베란다에다 텃밭을 만들고야 말리라..ㅋㅋㅋ

작심 3년차인데..텃밭도 함 해봤으니..기대가 된다.

 

 

착한빵집을 봤는데..그 양반 소원이 빵만드는 농사꾼이란다.

참 소박하고..아름다운 꿈이다..자신이 키운 밀로 직접 제분해서 빵을 만든다..와...

사실..이땅의 모든 조상님들(호의오식하던 양아치들 빼고..)은 자급자족으로 먹고 살았다.

그게 정답인데..내가 키운 것으로 식탁을 꾸미는 것..

 

 

에잇...어떤 거지만도 못한 쉐이가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나보다..아..더러븐 냄새..

뒷베란다에서 뻑뻑 펴댄 10년전의 우리집 이웃들이 욕했던 것 처럼..나도 욕을한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