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생활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을 골라보면..
훈련받다가 더덕때문에 생긴 헤프닝이 되겠다.
강원도 산골에서 군생활을 하다보니 더덕이나 도라지는 간식거리였다.
특히 훈련을 나가게 되면 민간인 출입이 어려운 곳이 많아 훨씬 더 많은 더덕을
발견하곤 했다.
그 쌉싸름하면서도 뒷만이 단..더덕..요건 정말 좋은 안주였다.
그 미친 중대장넘만 아니었으면 이 더덕에 대한 추억은 즐거움만 있겠는데..
야간 고지 점령을 마치고 정상부근에 다 모였는데..
어디선가 더덕향이 솔솔 난것이다.
중대장 ' 더덕 캔거 있으면 가져와'
부대원 ' ?? '
중대장 '가여오라고...'
부대원 ' ?? '
중대장 ' 이**들이..죽을라고 환장했나..다 엎드려 뻗쳐...****'
그 미친개는 고지점령할때 야간투시경을 쓰고 더덕을 캐는 줄 알았나보다..
온통 땀으로 범벅을 하면서 캄캄한 수풀을 헤치고 돌격하고 있는데..
언제 더덕을 캘 수 있었겠는가..줄기가 끊어지며 몸에 수액이 뭍어 냄새를 풍겼던 것인데..
그 미친넘때문에 몇번의 헤프닝이 더 있었다.
고지전에서 봤던 장면이 스쳐간다..정말 전쟁상황이었으면 ㅠㅠㅠ(하사도 권총을 준다니까ㅠㅠ)
어쨋든..그 더덕 사건으로 더덕을 모르던 신병까지 뼈져리게 알게되었다.
그렇게 좋지 않은 추억의 더덕이었는데..
불쑥 직원이 내미는 더덕을 내민다..이게 뭥미?
잎까지 있는것을 보면 자연산인데..
현장서 일하다가 숲에서 캐왔단다. 에고..고마운넘..
반찬으로 딱 좋아서 종이봉투에 고이 담아 집에 가져와 손질을 했다.
몇뿌리 되지 않았지만..살도 통통하니..
크기도 제각각..야생인지 누가 심은것인지 몰라도..
향이 아주 그만이다. 위생장갑끼고 껍질을 살살 벗겼다.
요넘들을 칼등으로 통통통 쳐서 잘 펴주고..
마늘 듬뿍 넣은 철원표 고추장에 참기름 살짝 넣고..
수제 양념장을 만들어 살살 발라준다.
요렇게 반찬통 하나가 나온다.
냉장고에 숙성시켜서 걍 먹어도 좋고..
기름두른 팬에 살짝 구워도 맛난 고추장 양념더덕..
철원 시골집에도 더덕이 자라고 있는데..큰넘들은 작년에 다 먹어서..
아직 덜 자라 먹지 못했다..
직원덕분에 모처럼 식탁에 더덕향이 가득하니 즐거울 따름이고..고마울 따름이고..ㅎㅎ
이 땅에서 나는 것이 다 소중한 것이지만 특히 사포닌이 들어있는
야생 더덕이나 도라지는 보약이나 다름이 없겠다.
일부러 산을 뒤지며 훼손하진 말아야겠지만 우연히 득뎀한 더덕은 심봤다나 다름없겠다.
'아빠는 요리중 > 맛있는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을 내려주는 가지볶음으로 일타 삼피 식탁해결 (0) | 2012.07.20 |
---|---|
평장캠핑..이웃을 잘 사귀면 추어탕이 공짜 (0) | 2012.07.19 |
딸에게 점수따는 아빠의 요리..비법 없는 김치찌개 (0) | 2012.07.09 |
몸속 나트륨을 시원하게 배출시켜주는 알감자 조림 (0) | 2012.07.06 |
시험 공부하는 아이들 영양보충 돼지불고기 (0) | 2012.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