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맛있는 요리

평장캠핑..이웃을 잘 사귀면 추어탕이 공짜

석스테파노 2012. 7. 19. 06:00

초복날 인간들의 건강식이란 미명하에 세상을 떠난 많은 영계들과 견공들 영혼에

무한한 감사와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하면서...

영양식으로 나름 한몫을하는 미꾸라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자연산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중국산인 미꾸라지..

미꾸리와 혼용해서 쓰곤 하지만 민물고기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냥 미꾸리나 미꾸라지나..

추어탕의 재료로 편하게 쓸 수 있겠다.

캠핑의 즐거움은 바로 먹는 음식에도 한 몫을 하는데..

같이 놀러온 이웃과 잘 지내면 의외로 좋은 일이 생기곤 한다.

사람사는게 뭐 있는가..부비면서 아옹다옹하기도 살갑기도 하며 사는게 이웃이 아닌가..

평창팜 캠핑에서 또하나의 발견은..

이웃과 잘 지내야 한다는 진리이다.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라고 하듯이..우연히 여행지에서 만난 이웃도 이웃이겠다.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강한 지금 시대에 좀 떨어지는 이야기일 줄 알지만

어차피 내땅 내집이 아닌 곳에서의 잠깐의 소유에 내것을 집착하는 것도 그렇다.

너무 참견하듯이 한다면 문제겠지만 눈인사나 약간의 나눔도 좋은 추억이라 생각한다.

 

저녁을 닭백숙과 닭칼국수로 마감한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고..

물론 디모테오가 잘 리드했고..몰려가 한방에서 모두 잔다고 난리를 피워 결국..

조용한 밤이 되었다.ㅋㅋ

 

밤문화가 발달한 나라 사람이 아니랄까봐..역시나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왁자지껄한 소리에 끼어서 놀까 가본다.

 

캠핑족의 필수품 화로...

뒷정리가 너무 싫어서 철판만 가지고 다니는 나와는 달리 실버스톤님은 풀 셋트로 들고 왔다.

인기가 평창 밤하늘을 가득 채우고..

오리와 관자를 부추와 함께 요리하고 고기를 굽고 있었다.

 

거기에 오뎅고추장 찌개..ㅋㅋ

요거 아주 맛나서 안주로 동이 나버렸다는..ㅎㅎ

준비해서 여러 가족들 행복한 자리를 만들어준 실버스톤님께 감사를 전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낮에는 해먹으로 아이들의 놀이동산을 꾸며주더니..

밤에는 시끄러운 폭죽이 아닌 불꽃놀이감으로 아이들에게 또하나의 즐거움을 주는 실버스톤님..

어린 딸이 있어서인지 동심을 잘 이해하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한판을 거나하게 먹고 나니..필살기 등심이 그리 인기가 없다.

정말 배부른 소리로 들리겠지만..나도 한점 먹지도 않았다..ㅠㅠ

대화의 꼬리를 꼬리로 물고..밥은 깊어가고..

 

마눌님은 귄장 마눌님과 한잔하시고..

 

평창팜 관계자들까지 합석해서 진한 밤이 이어진다..

 

결국..선주후면을 지키고야 마는 미누아우..

알객의 반합을 아주 먹을듯이..라면을 들이킨다..ㅋㅋ

 

보통 일찍 눈을 뜨는 습관이 어디가겠는가..

역시나 동도 트기전 눈을 뜨고..

곤히 주무시는 마눌님..겨울 침낭속에서 편안하게 주무시고..

슬며시 일어나 밖을 보니..바로 큰 개울이다..

저 물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상쾌하게 잠을 잤다. 두집만..ㅋㅋ

 

캠핑오는 전날까지 퍼부은 비 때문에 물이 많이 불었는데..

개망초는 역시나 해를 맞이하려 준비하고 있다.

 

텐트는 실버네와 우리만 구축했는데..

아이들은 모두 가고..신혼처럼 부부끼리만 모처럼 자리잡았건만..

기억할 수 있는 로멘스는 전혀..ㅠㅠㅠ

그져 평창 밤하늘을 보면서 감탄만 했다는..별을 봤는데..못땄다는..ㅋㅋㅋ

 

자..먹어야 산다..

아침은 여성민우회 생협표 콩나물 해장국을 끓일 준비를 했는데..

실버스톤님은 황태해장국을 준비해왔다. 자기가족 먹을 만큼..

바로 이것이 캠핑의 음식준비 종결이다..

딱 자기만 먹을거 준비하면 서로 부담없이 즐기는 캠핑요리가 된다.

결국..황태콩나물 해장국을 위해 황태는 사용하고..

 

 

쥔집 어머님이 주신 곤드레와 고추는 고추장에 살포시 찍어 먹었다..

 

콩나물 해장국에 들어갸야 좋다며 청양고추를 송송 쓸고 있는 실버스톤님..

 

집에서 가져온 다시마와 표고..디포리 왕창 넣어서 폭폭 고아 만든 육수에..

무농약 우리콩 콩나물과 황태가 들어간 아침 해장국..

계란 두개 풀어주시는 센스는 덤으로 해서..

어제 끓여놓은 닭죽으로 아침이 해결된다.

 

아이들보다 먼저 일어나 드시는 알객 미누 두아우들...ㅋㅋ

 

느즈막히 나온 아이들은 닭죽과 콩나물국으로 아침을 열심히 먹어주고..

먹자마자 또 놀러나간다..

 

알객아우는 곤드레와 고추장을 넣고 반합쉐이크를 만들고..

난 황태를 빼고 남은 실버님네 야채를 넣어 추어탕을 끓인다.

이 추어탕이 바로 이웃에게 얻은 자연산 미꾸리이다..ㅋㅋ

아침에 일어나 설거지를 하는데..6시에 이미 아침을 드시고 계시던 이웃님들..

설거지하며 왔다갔다 하면서 눈인사 하다가 결국 한그릇 먹게 되고 통성명을 하고나니..

아침 준비하는 나에게 다가와 봉다리르 내미신다..

'어젯밤에 잡은 미꾸리인데 아침에 해장하세요.'

아..이런 횡재가 어디있을까..

역시나 이웃을 잘 사귀면 미꾸리가 뚝 떨어진다..ㅎㅎ

 

알객아우표 반합쉐이크 한입에

 

탱탱한 방울토마토와 고추가 함께하고..

 

해장 맥주에 콩나물해장국과 추어탕을 마구 흡입하는 실버스톤님..ㅋㅋ

 

결국 이웃사촌들과 족구 한판을 끝내고서야 줄발하게 되어..

새말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함께하고 헤어진다.

본디 맛없는게 당연한게 막국수라지만 참 아쉬움이 많았던 집이다..

 

미누아우네 차가 퍼져서 알객아우와 우리집 차에 나눠탄 관계료..결국 미누아우네 집까지 오게된다.

점심의 아쉬움을 달래기위해..

미누아우의 필살기로 선택된 돈까스와 보리밥을 잘하는집..

아이들이 돈까스에 환호를 하고..먼저 집에가서 놀게되어..

부부들끼기 수다 떨며 한잔 걸치는 시간..

여러 이야기가 나눠지고..더해지고..웃음과 미소..

이게 참 살맛나는 세상이다 싶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어도 형제보다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이 절로 피어난다.

이웃사촌과 잘 지내면..추어탕이 떨어지고..

형제처럼 지내면 사람사는 맛..행복이 떨어지니..

이것이 바로..극락이고 천국이 아닐까..

상반기 마지막 캠핑에 많은 것을 느끼고 얻었다.

디모테오의 리더쉽과 쇼맨쉽의 발견..

이웃사촌과의 관계에 대한 발견..

평범한 음식도 나누면 더 맛나다는 진리의 발견..

다들 나름의 수고에 즐거움을 찾았다는 행복의 발견..

이래서 사는 맛이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