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맛있는 요리

딸에게 점수따는 아빠의 요리..비법 없는 김치찌개

석스테파노 2012. 7. 9. 06:00

언젠가 아침에 잘 듣는 방송에 매운맛을 내는 고추이야기가 나왔다.

맵고 짠 맛에 길들여지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평이한 이야기와..

고추가 일본에서 들어왔다는 평범한 이야기도..

그럼 황교익 책에도 써있듯..지금의 고추가루 김치는 역사가 그리 짧은 것일까?

조상님들이 오랫동안 만들어 드신 김치가..불과 20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니..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고추이야기(2011.3, 효일출판사, 권대영, 정경란, 양혜정, 장대자 지음)란 책이 검색된다.

수천년 전부터 재배된 고추가 어찌 일본에서 건너온 것인가..

고서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지금까지의 학설을 명쾌하게 부숴버리는 고추이야기..

역시나 일제시대때 검증되지 않은채로 식민사관에 뭍혀 우리것 조차

제대로 연구하지 못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의 수많은 고추와 김치에 대한 이야기에..고추 전래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일본전래설을 그대로 베끼고 있었다.

2011년 책이 나왔는데도..그 이후 글에도 버젓이..ㅠㅠ

매운 맛..물론 지금처럼 독하게 매운 것을 찾게 된건..

고통뒤에 오는 해소감..결국 스트레스가 많아진 이유일 것이다..

살기는 점점 힘들어지고..정치하는 것들은 지들 뱃속만 채우고..

부글부글 끓는 속은 매운 맛으로라도 다스려야만 했으리라....

 

 

매운 맛이 다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인공적인 매운맛에..단맛 짠맛을 믹스해서 내놓는 유명식탕들의 김치찌개는..

비법이 무수히 많이 들어간 음식이다.. 이 비법에 마비되면 집에서 만드는 찌개는..

못먹는 음식이 되고.. 마누라 요리솜씨를 운운 하면서..

이집 맛이 최고여..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고 말것이다..

 

김치찌개에 뭔 비법이 필요할까..

고향집 엄마가 담궈주신 신토불이 김치...

잘익은 김치만 있으면 될 것을..

 

식당에 공급되는 김치가 조미료 팍팍 넣어서 만들었다면..아무리 조미료를 안쓴다고 우겨도..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이 되는 거다..

 

울 딸래미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찌개..

오랫만에 만들어본다.. 다시마 표고 육수를 내고..

 

여성민우회 생협표 뒷다리살이 가장 저렴하니..

요걸로 찌개의 맛을 업시켜본다..

돼지기름과 김치가 만나면 왜그리 맛이 좋은지..ㅋㅋ

 

김치 먼저 숭덩숭덩 짤라서 육수에 끓여주고..

 

어느 정도 익으면 돼지고기 투하..

 

마지막엔 두부를 빼먹으면 아쉽다..

손바닥 신공으로 쓱쓱..ㅋㅋ

딸래미가 한장 찍어준다..뭘 알아도 알아..우리딸..ㅋㅋ

 

비법이라곤 전혀 없는 철원 김장김치표 김치찌개..

아빠가 한것이라곤..그져 육수에 김치 넣고 고기 넣고 두부만 넣었을 뿐..

순전히 철원표 김치의 맛으로 해결되었다.

김치국물을 넣지 않아도 간이 맞을 만큼..김치의 염분은 상당히 많다.

매운맛을 상승시키기 위해 짠맛이 더해지고..짠맛의 쓴기운을 잡기 위해 단맛을 추가하는

거기에 착착 달라붙게 조미료 듬뿍 넣어주는 식당표 김치찌개는 비법이 너무도 많다.

우리딸 루치아가 아무 소리없이 식탁과 밥통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동안..

김치찌개는 어디로 갔을~~까..ㅋㅋ

국물까지 다음 한끼를 못넘기고..해결되버렸다.

간만에 끓여준 김치찌개로 아빠의 점수는..살짝 올라갔으리라...

혼자만의 착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