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의 미각의 제국이나 한국음식문화박물지를 읽어보면..
묘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정권이 어떻게 음식으로 앞가림을 하고..
지방색을 오히려 이용하고 그걸 우린 한식이네 하며 열광하는..
참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모습도 보여준다.
역사적 사실과 현대사적인 부분도 좋은 예가 많기는 하지만
100% 동감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 현대사가는 아니기 때문에..ㅠㅠ
강원도 감자바우라고 하지만 어릴때 철원에 놀러가면
흰 쌀밥만 먹었다. 서울에선 혼식을 부르짖으며 도시락 검사를 할때도..ㅋㅋ
한국식탁의 주식은 밥인데..
이 밥은 쌀이고..쌀은 논과 물이 있어야 키울 수 있는 법..
결국..우리땅에서 자라고 나야 진정한 한식이겠다.
감자가 우리나라 고유품종도 있겠지만..
일제가 식량 수탈을 하면서 개량종을 보급하면서 수확이 늘어나게 되었다는 감자..
프랑스에서도 달가워하지 않았던 감자를 묘한 꾀를 내어 보급했다고 하던데..
그 감자가 우리는 수탈의 역사가 만들어낸 채소이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감자가 여러 역사속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것에
한편으론 안타깝고..흥미롭기도 하고..
그져 채소려니 하며 생각없이 먹었던 감자가..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식재료가 되어버렸다.
겨울방학에 철원 이모댁 광에는 멍석을 말아 통처럼 만들어 놓고..
그 안에 감자와 고구마를 넣어두었은데..
그 크기는 실망스러울 만큼 자잘한 것이었다.
상품성이 없는 것들만 모아둔 것인데..
요걸 아궁이 잔불에 구어먹으면 그리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 추억이 우리 아이들에겐 없어서 아쉽지만..
아빠가 해주는 감자조림은 기억하겠다.
간만에 생협에 알감자가 들어왔다.
봄에 파종해서 수확한 것일텐데.. 감자조림을 하면 딱 좋을 크기가 맘에 든다.
칫솔로 골고루 씻어서 냄비에 넣고 소금넣은 물에 삶는다.
적당히 삶아진 감자들..아주 때깔이 곱다..
물은 버리고 맛간장과 철원간장을 섞고 철원표 꿀을 한수저 넣어주었다.
근데..왜 다진 마늘을 넣었는지 지금도 굼금..
이래서 습관이 무서운게다...
통마늘을 넣었으면 모를까..ㅋㅋ
너무 짠맛은 별로라 심심한 정도로 조려서
유리락에 담아놓았다.
간장이 달달하니 맛나서 밥에 비벼먹어도 좋고..
부드러운 식감에 마눌님도 맛나신듯 잘 드신다..
근데 뜬구름 없이..
'왜 껍질이 쪼글쪼글하지 않지요?'
'그거야 팍팍 조리지 않았으니까 그렇겠지요?
"??"
'?'
가만 생각해보니 엄마가 해주신 감자조림은 정말 쪼글쪼글했는데..
내가 만든 감자조림은 걍 감자..ㅋㅋ
식당에서 내놓는 감자조림은 짜면서 달달하면서 쪼글쪼글..
사실 손이 가지 않는 반찬이었다.
보톡스 맞은 알감자..쪼글쪼글 하지 않으면 뭐 어떤가..
맛만 좋으면 될 것을..ㅋㅋ
그래도 궁금해서 다른 분들 조리법을 살펴보니...
역시..뭔가 다른점이 있었다. 처음에 감자를 너무 많이 삶았다.
70~80%만 익혔어야했는데..이미 푹 익어버려서 아무리 조려도 쭈글해지지 않는것..ㅋㅋ
이래서 참 재미있는게 요리다..
머리속으로 한번 그려보고..걍 해본다음..결과물을 비교해보면..원인도 알게 되고..
공부도 하게 되고..ㅎㅎ
비바리님 글을 보니 감자의 칼륨이 몸속의 나트륨을 배출시켜 준다고 한다..
감자국은 국물까지 쭈욱 먹어주어야겠다.
담엔..살짝 익혀서 달달달 조려 쭈글쭈글한 알감자 조림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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