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맛있는 요리

계절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맛..무청씨래기생선조림

석스테파노 2012. 6. 8. 06:00

계절은 봄부터 겨울까지 시간에 따라 지구의 공전주기에 따라

변하고 또 변한다.

인간도 변한다..늙는 것을 포함하여 하는 짓도..

아가는 자라면서 먹고 자고 싸는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이지만

어른도 달리 다른게 없다.

그져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게 보약이라는 어느 글에서 처럼..

세상의 복을 갖기 위해선 건강해야 함이 첫째로다.

그러면서 늘 건강식을 찾는다..

몸보신하려고 고단백의 육류음식을 열심히 먹다보면..역시나..

지키는게 아니고 부수는 결과라고 한다.

그럼 어떤 것이 보약일까..ㅎㅎ

요즘 나의 화두는 자연의 맛이다..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가 아닌게 없지만..

그대로의 맛..그 자체의 맛을 어떻게 살릴까 하는..그런 물음..

그런 내 자신의 질문속에..

두가지가 보인다..

고등어와..씨래기...무청 씨래기..ㅋㅋ

 

 

고등어는 어릴때나 지금이나 참으로 즐겨먹는 생선이다..

예전에 싸기도 했고..서울 산꼭대기에 사는 소시민들이 쉽게 접하던 생선이기에..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 고등어가 지금은 외산이 아니면 찾을 수가 없다..비싸다.

비릿한 맛이 싫어 고등어를 먹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그 비린내가 좋다..특히 구울때 나는 그 생선기름 냄새는 아주 죽음이다..

 

 

올해 맛나게 먹고 있는 무청씨래기..

 김장을 준비하던 작년..

씨래기 만들어야지..하며 늘 주문만 외우던 아들이 생각나셨는지..

철원 시골집에서 김장할때 거둬 말린 씨래기를 두타래나 주셨다..

아부지..감사합니다..

 

 

고등어는 구워서도 조려서도 튀겨서도 찜을 해도 좋은 생선인데..

오늘은 조림을 해볼까 한다..

양념장이야 양파와 다진마늘 고추가루와 매실청 약간..

맛간장과 깨 갈아서 살짝..참기름 아주 살짝..

단지 무만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바로 무청씨래기와 함께 한다..

 

 

무청 씨래기 이거 불려서 끓이고 다시 헹궈서..된장 풀어 끓였다.

푸욱 익혀야 먹을 수 있는데..압력밥솥이 있으면 좀 잘 익으려나..

하여간 약약불에 한참을 먼저 익혀야 다음 순서로 갈 수 있다..

다른 분들은 비법이 있는지..

 

 

요렇게 푸욱 익어서 야들한 무청 씨래기가 되야 껍질도 벗기지 않고 날로 먹을 수 있다.

 

 

냉동실 청소에 딱 걸린 고등어..

요넘들 살살 올려서 조려주기만 하면 된다.

 

 

잘익은 무청씨래기 깔고..고등어와 무를 얹으니..

마음이 뿌듯하다..

이젠 먹을 일만 남았다.

 

 

무청이 그대로인 씨래기..

엄마는 껍질을 벗겨야 드실 수 있다던데..

난 아직 젊어서인가..그냥 먹어도 좋다..

물론 푹 익혀서 그런지 몰라도..그리 거슬리는 건 없던데...

아마도 아들주려고 그리하셨나보다..

달랑 두타래 남은 씨래기를 바리바리 아부지가 싸주시더니..에고..

감사합니다..어무이...

 

 

고등어와 씨래기를 함께..

막걸리 한잔에 한점씩..

이리 먹는게 바로 복이다.

 

 

찬바람에 처마밑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초록의 빛을 낮과 밤속에 감추고

산사의 스님들이 그리도 즐겨하신다는 무청씨래기..

삶아먹고 조려먹고 무쳐먹고 끓여먹기에 너무도 좋은 조상이 물려주신 씨래기..

김장으로 당첨 받지 못해도..

저리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면..

정말 하나도 버릴것이 없다는 세상의 만물을 사랑하게 된다.

자칫 버려져 땅속에 거름이 될 뻔한 무청을 어느 조상님이 씨래기로 만드셨을까..

그 무청씨래기에 온갖 좋은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기는 하셨을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조상님께도..저 무청씨래기에게도..

오늘도 감사하며

우리집 밥상에 올라온 고등어와 무청씨래기에게 감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