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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포장마차 곱창볶음

석스테파노 2010. 4. 24. 08:36

칼바람 불던 92년 겨울..

야근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오면..

2호선 잠실역에 도착하면 막차시간 30분전이었지요..

제2롯데월드 자리에 포장마차가 즐비했는데..

곱창을 가득 쌓아놓고..당면과 깻잎몇장 넣어 볶아주면..

각 1병씩..후루륵..마시고 먹고..아쉬우면 반병씩..ㅋㅋ

그리곤 뛰어서 전철을 타고 집까지 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설계용역이라는게.. 일종의 노가다라.. 참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소곱창도 먹고..소고기도 먹고..배불러지니..

그때의 배고팠던 기억이 사라져버렸습니다..

 

허나..잊을 수 없는 기억은 역시나 추억이지요..

 

 

 

 

지인과 우연히 술한잔 하다가..

구리시장에 곱창집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불현듯..그때의 곱창일까..

확인하러 갔다가..반해버렸지요..

 

지인덕분에..2인분 싸들고 집에 가서..

아주아주 환영받았지요..

외부음식 반입금지지만..

맛잇는건 못참습니다..ㅎㅎ

 

 

 

 

 

동네사는 지인이 추천하는 곳이니

믿을 수 있겠지요..

원조가 판을 치는 세상에...별로 믿음직 하진 않지만..

진짜 원조인 사람이라면 외치고 싶겠지요..

입구에서 곱창을 요리하는 분들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매뉴판은 붙박이라 잘 보입니다..

야채볶음..순대도 싫고..옛날맛으로..

주문합니다..

학생들은 할인해줘서..낮엔 학생들도 많다고 하네요..

 

 

 

 

 

전작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마구 떨립니다.. 간단한 시원 미역냉국..

 

 

 

 

 

 

상추와.. 고추..마늘..고추장..

간단한 반찬입니다..

 

 

 

 

바로 이겁니다...

곱창과..당면과..양배추..깻잎으로

참으로 단순하지만...그때의 배고픔과 술고픔을 해결해 주었던..

포장마차 곱창볶음을..맛봅니다..

추가로 들어간 재료는..떡이네요..ㅋㅋ 떡은 없었는데..

밥대신 먹어도 되겠습니다.

 

음식은..아니..맛은 기억속에도 남습니다..

추억은 향기와 분위기와...맛과..그때의 날씨까지...

정말 그때가 생각납니다..

 

왁자지껄 떠들며 먹었던 그때의 동료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ㅎㅎ

 

6천원의 행복..

소주하나해서..9천원의 행복이..

봄날 느즈막한 밤에

소근소근대며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