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맛있는 요리

[미역국] 생일인 아내를 위한 남편에 의한 가자미 미역국 [가자미미역국/국요리]

석스테파노 2013. 8. 26. 08:00

지난 22일은 사랑하는 아내이자 두 보물들의 엄마인 스테파니아의 생일이었다.

나의 국경일은 아내의 탄신일과 결혼기념일..딱 2일이라..

그중에 가장 중요한 날인 마눌님 탄신일에 미역국을 끓여드리는 것은 이젠 당연한 일...

이번엔 어떤 미역국을 대령하리까..하고 여쭈니..가자미 미역국이 드시고 싶다고..ㅠㅠ

아니..소고기나 성게 혹은 홍합..굴..뭐 이런건 이해가 되는데..

가자미? ㅋㅋ 도다리쑥국은 들어봤어도..가자미미역국은 첨듣는지라...

갠그래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끓여드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더라는...

본디 가자미과 생선이 살은 쫀독하고 비린내가 적은 맑은 생선이라..

구어먹어도 조림을 해도..국을 끓여도 좋은 생선이라 하겠다.

어릴때부터 갈치 꽁치 고등어를 자주 먹었던 우리집과는 달리..

처가집은 가자미 삼치류를 잘 먹다보니 결혼 20년이 다되가면서 두집의 입맛은

우리집 입맛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둘이 하나되는 것은 바로 입맛부터인데...

어느 한집만 우격다짐으로 강요하는 입맛보다는 적절하게 조합을 해서

못먹던 음식도 먹게 되고 안먹게 되던 음식도 먹게 되는 장점의 입맛이 집맛으로 자리잡는게 좋다.

홍어도 처가집 가자미식해를 접하면서 먹게 되었고..

감자탕 굴전 도가니 가지 소고기도 아내가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먹게 되었다는...



마른미역 한줄 세등분해서 불리고...



불린미역은 건져 물기를 빼주고...



생협에 미리 주문해서 사온 냉동 가자미 해동해서..



찬물에 핏물을 빼주면서 해동...

손질은 잘 되어있지만 비늘제거를 다시해야했다..아주 작은 비늘을 칼로 긇어주고..

내장에 있는 불순물도 다 빼주었다. 생선은 핏덩이나 비늘이 맛을 버리는 일이 있으므로...



깨끗하게 손질한 생협 가자미를 다시마와 표고버섯 통마늘로 미리 육수를 내놓은 솥에 넣어서

바글바글 끓여주시고...



적당히 익었을때 가자미는 빼주었다...

너무 끓으면 살이 풀어져 보기에도 좋지 않으니...



스텐냄비에 들기름 두르고...



물기뺀 미역을 들들들 볶아주시다가..



육수를 넣어주시고..



팔팔 끓여주시면...



진한 미역국의 향과 가자미의 생한 맛이 더해지니....



이것이 바로 아내가 원하는...가자미 미역국이 아닌던가...ㅎㅎ

미역을 넣고 한참을 고아내서...마지막에 가자미 넣고 한번 부르르 끓을때...

까나리 액젓으로 간을 하고...

불끄고..끝...

맛나게 드셨다고 문자로 인사하는 마눌님...

일찍 나가서 드시는 것 까지는 챙기지 못했으니..ㅎㅎ



이쁜 마누라 낳아주신 장모님과 장인어른 초대해서...

일산서 인도요리집에서 조우..아버님과 와인4병을 가볍게 말아주시고...바이바이...ㅎㅎㅎ

생일은 자신이 태어난 날이지만..

부모님이 힘들게 낳아주신 날이기도 하다...

누구에게 감사해야할까...바로 부모님이 아닐까....

결혼하고 지금까지 아내의 생일때는 어머님께 전화해서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다.

미역국도 사실 어머니께 해드려야하지만..전화로만 쌩...ㅋㅋ


이날이 목요일...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23일..

장인어른께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어 119타고 응급실로..ㅠㅠ

어머니 전화를 받고 가보니 다행히 머리나 다른 곳은 큰 이상이 없고..

골반뼈 두군데가 골절되서 4주는 누워서 생활을 하셔야한다는..ㅠㅠ

얼굴에 20여 바늘 꿰매시고..타박상과 찰과상으로 마무리 된것이 천행이라 생각한다..

혹여 뇌쪽에 있을 2차 피해에 대해 관찰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으로 하고..

교통사고 전문피해자 오스킨님께 도움도 받고..복잡한 주말을 보냈다..


딸 생일 잔치에 초대받으셔서 즐겁게 드신지 24시간이 채 되지도 않아

온 집안에 큰 걱정이 일어나서..기분은 좀 그렇지만...

천만다행으로 골반골절 부상이라는 것으로 생명에 큰 문제가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또 감사...

추석도 병원에서 보내실 장인께는 죄송하지만...

정말 그만하길 정말 다행이라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가자미 미역국으로 시작한 아내의 생일..아버님의 입원으로 마무리 되었다면 이건 억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