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가을비..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제법 쌀쌀해지겠다.
알싸한 겨울의 찬기보다 가을의 서늘함이 가끔은 더 가슴 깊이 스며들때..
이건 나이가 한살 더 먹는 날이 가까워진다는 신호이며..
올 한해를 정리해야하는 머리터지는 숙제가 남았다는..ㅠㅠㅠ
역시 이럴때는 뜨끈한 국물을 먹어주어야한다.
오늘은 사방팔방 지짐이 냄새가 풍길듯 하니..
우리집은 마지막 남은 시래기로 된장국을 끓여야겠다.
일명 냉장고 청소 프로젝트중의 하나였던 ㅋㅋㅋ
있는거 다 꺼내서 넣어 끓인 시래기 된장국..
철원표 시래기가 똑! 떨어진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는 마지막 국이었기도 했다.
마지막 시래기이니 만큼..아쉬워서 국도 끓이고 볶음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먼저 된장국에 시래기를 포옥 익힌다음..일부 건져서 돼지고기와 볶으면 아이들 반찬이 되겠다 싶었다.
무청시래기의 효능이야 산사의 스님들이 더 잘알고 계시고..
긴 겨울을 지나 얼었다 녹았다 마른 무청시래기야말로..사찰요리에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영양식이기도 하고
어떤 재료와 같이 요리를 해도 어울리는 만등 저장식이기도 하다.
아부지 덕분에..올한해 참 잘먹었습니다..감사합니다..
육수는 맨날 뽑아내는 다시마 표고와 디포리..
여기게 냉동했던 바지락 해동시키고..곁채소 준비하고..
냉동실에 숨죽이고 계시던 생협표 카레용 돼지고기도 해동하고..
육수에 된장풀고 시래기를 먼저 포옥 끓인다음..바지락과 돼지고기를 풍덩...
이거 뭐하는 시츄에이션이냐..
잠이 덜 깻더니..폭 익힌 시래기와 돼지고기는 볶음으로 하려고 했는데..
이걸 국에다 넣어버리는..ㅠㅠㅠ
에효..루치아의 원망스러운 눈초리가 지금도 떠올려진다.
그래도 잘만 건져먹더만..ㅎㅎ
에라 이왕지사 버린몸..
양파와 두부까지 넣어서 폭폭 끓여본다.
두가지 요리를 하나로 만든 멍청한 사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끓어주는 된장국..ㅋㅋㅋ
파송송이 이리 아름다울 수가..자뻑이 심해지는 것을 보니
아직 술이 덜깼다..ㅋㅋㅋ
이렇게 쌀쌀한 날엔 요런 시래기 된장국을 끓여서
밥에 쓱쓱 비벼 먹으면 최고인데..
에효..모니터에서 밖엔 볼 수 없으니..아쉽기가 그지없다...
오늘 아침엔 뭘 하나..
불켜진 건너편 아파트의 부엌에선 열심히 아침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손길이 분주하겠지..
어제 어묵과 묵은 콩나물로 어묵탕을 끓여놨으니..아침이 조금 수월하겠다.
해장도 하고 반찬도 하고..ㅋㅋㅋ
내일 아침은 뭘 해줄까나..
추석때 양가에서 얻어온 음식들..잘 살펴봐야겠다.
냉동실로 직행해서 가득 차있는데..뭐가 뭔지 모르니..ㅠㅠ
오늘은 일주일의 중심..
멋진 하루가 되리라 행복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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