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기름범벅에 각종 토핑이 난무하고 30분이면 배달된다는 정크푸드의 대명사..
마눌님과 처음 만났을때 먹었던 피자는 아직도 내 머리속에 남아있다.
이걸 왜 먹을까..ㅠㅠ 맛나게 먹는 마눌님을 보면서 억지로 웃으며 먹었던..ㅠㅠ
태어나 처음 먹은 피자가..하필 첫 만남의 음식이었다니..
그 뒤론 한두번인가 더 가곤 토속음식으로 바꾸어 데이트를 했다.
그러다가 한때 와인 바람이 불면서 자주 다녔던 매드포갈릭의 얇은 피자는 안주로도 좋았다.
하도 전통이니 원조니 떠드는 식당들이 많아서 한마디 하고 싶은것은..
식당에서 먼저 만든 음식이 있나? 다 집에서 먹던 음식을 파는거지..
그럼 집밥처럼 해야되잖아? 조미료 팍팍 넣어서 먹는다면 할말 없지만..ㅠㅠ
요사이 와인을 마실 기외가 별로 없어서 궁상을 떨고 있던 차에..
미누아우가 와인을 먹자고 전화가 온다. 아싸가오리..
그러나 퍼붇는 비속을 뚫고 강남을 나가게 될 줄이야..ㅠㅠ
온통 젖은 옷과 신발에 내심 기분부터 살짝 나빠질라고 한다..
왜!..피자집에 왔으니까..ㅠㅠ
나폴리는 가고 싶지만..서울 그것도 강남에서 나폴리 피자를 왜 먹냐구..
폭우성 비를 뚫고 고작 피자를 먹으러 온게 아니다보니 억울하기까지
와인마시러 온거지..피자 먹으러 온게 아니잖아..
근데..왜 첨부터 피자는 시키고 난리야..ㅠㅠ
뭐 분위기는 강남 아니랄까봐..나름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식탁도 묵직한 나무로 되어 있고..
단지 조명이 분위기를 상당히 업시키는 뭔가 야릇한..딱 연애하기 좋은 강남스타일인것 같다.ㅋㅋ
깨끗한 유리접시에 가시만 있어도 행복한 물고기 물티슈..
Do Chef? 첨부터 명령이야..나 요리하고 있거든? 시키지 않아도?
피자 가격은 1만3천원에서 2만1천원까지 다양하게 되어있는데..부가세 별도란 말에 급 울화병 도짐..ㅠㅠ
빈정상했다가 살짝 내려앉게 만드는 또다른 매뉴판..
나같이 무식한 반이탈리아노를 위해 사진에 매뉴이름을 친절하게 적어놓았다.
그림보고 찍으면 된다는..민초들 뻐기며 데이트할때 요긴하겟다.
뭐 선택의 여지도 없이(원하는게 피자가 아니므로) 올라온 꽈트로 스타지오네..꽈트로? 아..쿼트로..네가지..4가지..싸가지 피자란다..ㅋㅋ
피자판 바닥엔 촛불을 켜주는데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미지근함만 유지하는데
분위기 살리는데는 역시 촛불이지..
별로 땡기지도 않는데 에의상 받아든 피자..난 토마토를 선댁했다.
뭐 피자맛이 거기서 거기아닌감? 혼자놀기 심심하니 피자야 같이 놀자꾸나..
이건 감베리란 피자인데..개인적으론 이게 입에 좀 맞는다.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니까
두 덩이를 받아 놨지만 별로 손대고 싶진 않다.
그래..바로 이거야..이게 나와줘야 좀 먹는 맛이 나지..
이집 소물리에분이 추천한 하우스 와인 칠레산 까베르네 쇼비뇽...맛? 간만에 넘기는데 뭔 맛을 따지나..ㅎㅎ
급 분위기가 업되면서 설정샷도 한장 남기고..
역시 우린 술이 좀 들어갸야 입맛이 돈다.
간만에 넘기는 약한 탄닌의 와인잔을 내려놓고..
눈물이 흐르니 나도 눈물이 날려고 한다..요때 감베리 한입
어라? 요거 슬슬 땡기는 맛이 있네..매콤함도 있고..
피자 안주로 로랫만에 와인으로 호식한다.
외인잔 몇번 짱하고 들이켜주니 날로 식욕이 급 신장된다.
버팔로 물소젓으로 만든 치즈를 넣어만든 버팔로 뽀모도로..
감베리 루꼴라(먹어보지 못해서 뭔 맛인지..ㅠㅠ)
페투치네 치뽈라
참 사람의 배가 신기하기만 하다. 그 많은 피자에 파스타가 또 들어가니..
오늘 참 신가한 사람들과 어울린다..ㅋㅋ
세가지 파스타중에 가장 평범한 내입에 맞는건 페푸투치네 치뽈라
진한 크림소스에 양파의 단맛이 더해지고 약한 후추향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식어도 맛을 잃지 않는데..이거 뭐야? 뭔짓을 한거지?
와인의 마취가 슬슬깨어 또다시 짜증이 살짝 밀려올 무렵..
몇가지 와인을 소개받는 자리가 되어 여려개의 와인을 시음해본다. 앗싸!
개인적으로 입에 맞은 와인은 베르디키오 데이 카스텔리..
의외였다..내 입에 화이트 와인이 맞다니..ㅋㅋ 눈감고 맛을 봤다면 레드라고 했겠다.
그 은은하면서 마지막까지 침샘을 자극하는 요 요상한 탄닌의 정체는 뭐니? 베르디키오? 뭔 그런 품종이 다 있었네...
쩐만 안딸렸으면 바로 지를뻔했다. 소개해주신 분께서 나중에 골라서 조금씩 구매하자고 하셔서 참았다.ㅋㅋ
본격적인 안주로 시킨 홍합 나티보 ...
매콤한 땡초의 향이 강했던 홍합요리..여느 이탈리안 식당에서 맛봤던 순한 맛이 아닌 어..이거 괜찮네..
그런데..오늘 초대하신 분이 이맛이 아니란다..ㅋㅋ
나중에 제대로 만들었다는 홍합 나티브..개인적으론 처음것이 나았다.
어차피 홍합을 국물내서 만드는 요리가 아니라면 뭔가 자극적인 맛도 추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으면 좋겠다.
주어진 레시피도 중요하겠지만..손님이 원하면 쉐프의 재량으로 좀더 강렬한(조미료 빼고..ㅠㅠ) 맛을 주는 것도..ㅎㅎ
쥔장이 한참을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했던 물소젓치즈..일명 버팔로치즈가 들어간..엑스트라 마르게리따
폼베이 화산석으로 만든 화덕에 굽는다나..
도우는 정해진 두께가 있어야하고..뭐 기타 여러가지 피자에 대한 설명..아흐..지루해..
쏘주한 한잔 먹었으면 좋겠는데..ㅠㅠ
화장실가다 담은 화덕..
가스불보단 장작불이 더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뭔 빵쪼가리에도 노하우가 담기지 않으면 요리가 되지 않는가보다.
그런데..이 피자..도대체 뭔짓을 한거지?
물소젖(버팔로)치즈나 일반 모짜렐라 치즈나 뭔 차이가 있는지 모르지만..
쥔장이 비싼 버팔로치즈를 쓰는데는 그 이유가 있겠다.
더군다나..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
이날 옆테이블에 쥔장 두딸과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가족에게 먹일 수 있는 식당이 착한식당이라는 내 나름의 기준을 만족시키집이 나폴리 피자집이라니..ㅠㅠ
자극적인 맛과 강열함보단 순수 이탈리아 나폴리식의 정통을 지키려 노력하는 훈남 사장님..
레시피를 지키지 않으면 쉐프라도 바로 시정시키고 다시 음식을 해오는 한칼하는 모습에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작동된다..
피자 = 정크푸드......도 쉐프 = 정통 이탈리아 나폴리 피자..
가족과 함께 손님과 같은 음식을 먹고 파는 식당이 얼마나 될까?
거기에 올바른 재료의 선택을 원칙으로 하고 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는 고집..
나름 좀 다닌다는 사람들은 다 다녀갔다는 도 쉐프..
4번이나 다녀간 미누아우따라서 처음 와봤지만..
이집은 절대로 가족과 오면 않된다..
그 은근한 중독성(성분 분석을 하고 싶다..ㅠㅠ)으로 일산서 강남까지 먹으러 가자고 하면..
얼마나 귀찮겠는가..걍..나혼자서나 함 또 와야겠다..()
사실..루치아가 아빠가 해주는 크림스파게티보다 이집이 맛있다고 하면 뭐가 되겠는가..ㅠㅠ
Epilogue
1. 편견은 역시 깨라고 있나보다. 피자와 파스타의 재발견이라고나 할까? 도우 끝까지 먹은 집은 처음!
2. 강남에서 주차가 용이하면 이상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꽃씨님이 주차된다고..ㅠㅠ 그래도 대중교퉁을 이용하심이..ㅋㅋ
3. 부가세별도는 강남의 전유물인가?
4. 미누아우가 빌려준 우산을 집어간 파렴치한 쉐이..그 우산에 번개 떨어질거다.ㅠㅠ
5. 피어로쓰 백차장님의 시음회를 주최해주신 엽***님 감사합니다.
6. 꼽싸리끼게 해준 미누아우 늘 고맙고..ㅎㅎ
7. 안면인식장애가 있으신 쥔장님..결국 여러번 오라는 소리죠? ㅋ
8. 와인전문집이 아니긴 하지만 하우스 와인 추천엔 살짝 실망!
9. 예약은 필수 02-541-1117 논현역 3번출구 나와서 고이비토매장끼고 좌회전 오르막 첫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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