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무서운줄 모르고 살았던 때는..
해장한다고 볶음밥을 아침부터 먹었던 적이 있다.
24시 짜장면집을 찾아가 먹기도 했고..ㅋㅋ
해장국집을 가게 된건 얼마되지 않았는데..
이젠 아침에 국이 있어야 넘어가니..
연식에 따라 변해가는 식성에 늘 감사할 따름이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는 콩나물국밥집이 많은데
울 나라 사람들의 해장국 1위가 역시 콩나물국밥이라 한다.
이른 아침 눈을 떠..냉장고를 열어보니
아주 이쁜 콩나물이 눈에 들어온다..빙고..
이젠 남자들도 국이나 찌개..조림 볶음..간단한 요리 정도는
할 줄 알아야..마눌님 멀리 여행가실때 곰국 질리게 안먹는다..
가장 쉬운 콩나물국..
예전에 물만 넣고 콩나물 끓였지만..
이젠 육수를 내서 만든다..
해장술에 취하면 알아보지도 못한다는 옛말이 있다.
지금은 끊었지만 낚시가서 밤새 먹다가..동트는 태양을 바라볼때가 참 행복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밤도 못새고..그랬다간 ㅋㅋ
마눌님 득뎀한..생협에서 900원 세일 하는 콩나물..
알뜰한 마눌님이 요런걸 놓칠일이 없지..암..ㅋㅋ
한때 콩나물에 농약을 주고 키워 말이 많을때가 있었다.
무농약..참 쉽지 않지만 다행이다..이리 먹을 수 있으니..
육수 베이스는 다시마와 마른 표고 디포리..
이정도만 해줘도 맛이 더 좋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콩나물은 어떤 육수를 내도 콩나물이 들어가는 순간..
콩나물국맛만 난다..ㅋㅋ
그래도 베이스 육수가 있고 없고는 분명 차이가 난다.
다시마와 디포리 건져내고..
두번 씻은 콩나물을 투여..이렇게 쉬운 국을 왜그리 마눌님 닥달하며
끓여달라고 했을까..아침잠도 많은 사람에게..ㅠㅠ
쓸어놓은 파 넣고 간은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까나리액젓...
두스픈으로 기본간을 한다.
간이 세게 되버리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바깥음식에 길들여지다 보면 점점 짜게 먹게 된다.
곰국도 간없이 먹다보면 익숙해진다.
일반 설렁탕집들 중엔 밑간을 하는 경우가 있다..
뭘 숨기고 싶을까..ㅋㅋ
이리 시원하게 먹어도 좋지만..
이렇게 철원표 청양고추가루 살짝 투여해서..
먹어주는 것도 좋다.
밥한덩어리 같이 하면..해장과 동시에 든든한 아침이 된다.
울 어무이가 보시면 살짝 삐질 수도 있지만..아들이 며느리 남편이라는걸 잘 아시리라..ㅎㅎ
인공 조미료 하나도 없이도
콩나물의 깊은 맛을 볼 수 있는 미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맛난 음식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리 떠 먹을 수 있도록 사지가 멀쩡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끼는 직원이 문득 감사하게 되었다는..그 말을 인용해본다..
얼마나 행복한가..
이 아침에..이리 한술 뜨고 나설 수 있으니..
일어나는 가족들이 먹을 콩나물국을 만들 줄 아니..
어제 먹은 술독도 빠지고..ㅋㅋ
조금 먼 출근길이라 일찍 나서면 상쾌한 공기를 맡으니 좋고..
욕심과 불만을 달고 살면 늘 불행하고..
작은 행복에 기뻐하고 감사하면 행복이 충만하고..
생각의 관점을 달리 한다는거..
이게 왜 이리 어려웠을까..
그 교만과 독선으로 가득 찼던 날들..
조금은 아쉽지만..그것도 행복하다..
이리 느끼게 되었으니..ㅎㅎ
<주말에만 예약 발행을 하다보니 답글과 답방이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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