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쏟아지던 비..
본격적인 장마라고 겁을 주는 방송이 기억나서..
4시부터 말똥말똥 눈을 굴리니..날이 밝아온다..
침대에서 살짝 베란다 창을 열어 내려다본다.
아파트 주차장은 젖어 있긴 한데..많이 고이지 않는것을 보니..그쳤나보다..
았싸..!..
하느님이 도우사..정말 날씨로 도와주시네..ㅋㅋ
간만에 두툼한 2.1로 갈아끼느라 전날 품을 팔았는데..
헉...앞바퀴가 주저앉아있다..흐미..
타이어만 교환했는네..웬 펑크?
새는 곳을 찾아 본드발라 패치하나 붙혀주고..
바람을 넣는다..
스테파니아는 어제의 유흥에 깨어날 줄 모르고..
라면하나 끓여달라 깨우니..
물에 스프넣고 끓인다..
나갈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다...
헐.. 냄비속의 물이 쫄고 있다..또 들어가 자고 있다..
후딱..물 더 붇고..내손을 끓여서 밥도 말아 먹고 치운다..
연인산에 대한 기대가 큰가보다..
맘이 설레이니..
6시45분.. 집을 나서니
삐꿈히 스테파니아가 입술을 내민다..
집나간다는데 배웅해주는 아내가 이쁘기만 하다..ㅋㅋ
그린하우스 주차장에 가보니..
남실, 예진아빠, 윤발 형제가 나와있다..
뒤이어..임마태오과 정안드레아형, 문행이형, 바르나바형과 박대장이 다 모여서야..
잔차를 싣는다..
오늘의 번짱은 박대장...
운짱은 전바르나바형과 문행이형이 수고한다..
소풍가는 아이들 마냥..
차안에서 떠들면서 간다..애나 어른이나 밖으로 놀러나가면 좋은가보다..
가평공설운동장 주차장에 도착한다..
차가 전혀 밀리지 않아 1시간 20분쯤 걸린다 ..
출발전에 박대장 형수 임마리아자매님깨서 정성스레이 싸준 김밥을 맛있게 나눠먹고..
삶아준 계란을 챙긴다..'잘먹었습니다..'
박대장 주도로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기도를 나누고..
출발전 늠름한 포즈로 샷하나 날린다..
좌로부터..
철없는 막내둥이 임마태오.. 전날까지 비온다고 술퍼먹다..새벽에 비가 않와 부리나케 나왔다나..ㅋㅋ
우리의 박대장..이번 연안산 번개를 주도한다. 그런데 문행이형만 주도하게 된다..ㅋㅋ
짐승 남실아우.. 다리통에 포스가 나온다..
알콜로 몸을 항상 소독하는 정안드레아형.. 클릿적응을 하고 있는 중..
오늘 가장 걱정되는 문행이형..어김없이 기대에 충실함을 보여준다..ㅎㅎ
부상에서 벗어나 열심히 몸만들고 있는 예진아빠.. 정말 그만하길 다행이다..
오늘 처음 본 윤발형제..남실아우와 동갑이라는데..기대주이다..
마지막에 전바르나바형..자전거로 많은 혜택을 봤다. 건강, 체력, 금연, 세례 등등..
사진엔 없는 찍사인 나...ㅋㅋ
총 9명이 출발한다..
승안삼거리에서 연인산으로 들어선다..
5월말 대회가 열렸던 곳이라 기대도 되고..
가평 잣막걸리를 충전하기 위해 수퍼에 들린다..
남실아우는 오일을 꺼내 자기꺼부터 다른 잔차까지 꼼꼼하게 기름을 쳐준다..
역시 이런 라이딩엔 경험이 있는 라이더가 있어야한다.
처음만난 계곡도하 구간..
뒤쳐지는 문행이형을 박대장과 함께 가다보니..
이미 일행들은 넘어가있고.. 물을 건넌다..
제길..신발이고 양말이고 다 젖었다..ㅋㅋ
문행이형은 꽁수를 부린다고 이리저리 잔차들고 돌다가..
결국 물놀이 하는 아줌마들의 야유를 받으며 건넌다..ㅋㅋ
계곡을 넘으면서 슬슬 오르막이 시작된다..
강과 산..그리고 도로.. 자전거..
민박촌을 벗어나니 이제야 제대로 산에 온것 같다..
첫 바리케이트를 지나면서..
이번 연인산 라이딩의 시작이다..
자... 힘차게 가보자.. 처음이라는 흥분감과 기대감...
차량통행을 막아서인지..
등산로가 아니라서인지.. 산딸기가 길에 나있다.. 뱀딸기라고도 하는 것 같은데..
이름모를 꽃들도 올굴을 내밀고 반겨준다..
산을 오르면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어 좋다.
시작부터 문행이형이 쳐지기 시작한다..
그동안 꾸준하게 자전거를 타지 못했나보다. 저번 감악산 몸보신 번개때는 잘 따라왔는데..
오프로드에서의 패달링이 쉽지 않은가 보다..
역시 박대장이 격려를 하며 오른다..
매일 늦은 야근에.. 토욜도 출근해서 늦게 들어와 피곤한 정안드레아형..
평지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데 역시나 오르막에선 땀을 뺀다..
지금은 생긋이 웃고 있는 막내둥이 임마태오..
키는 산만한데..하는 짓을 보면 철없는 막내가 딱 맞다..ㅋㅋ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지만..역시나 새로 시작한 일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잔차만 타면 힘들어한다..
산은 그져 있을 뿐이고..
물은 그져 흐를뿐이고..
난 그져 오를뿐이고..
모두 자연의 섭리에 자세를 낮추어야 오늘 탐방이 무사히 끝나지 않을까 싶다.
침엽수가 가득한 길..
향기가 좋다..
더군다나 자전거와 함께 하니 더욱좋다..
힘든 길은 힘든데로.. 쉬운길은 쉬운데로..
자연과 하나되어 오르니 이어찌 좋지 아니한가...
산을 정복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게 아니다..
나와 산이 하나되고 싶어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올랐다고 정복한것이 아니라..허락한것이다.. 감사해야한다..
능력이 뛰어난 내가 아닌 오르게 허락해준 산에게 감사해야한다..
그것이 진정한 산꾼..산악라이더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어김없이 이어지는 끌바구간..ㅋㅋ
바닥의 상태도 상태지만..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똥꼬를 박고 머리를 숙이고 오르려해보지만..중심도 잡기 힘들다..
나역시..끌바했다..ㅎㅎ
연인능선 5.7km 표지판이 있는 임도가 만나는 곳까지..
힘든 끌바를 해서 오르니.. 죄다 퍼진다..
물론 앞서간 짐승팀들은 보이지도 않는다..
남실아우를 비롯해서 산을 열심히 타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좋은 코스일거다.
그러나 누구에게는 지옥의 코스이다..ㅋㅋ
목은 타고..날은 덥고..
준비해간 물은 떨어지니..얼려간 막걸리를 나눠마신다..
슬러쉬처럼 되어 있어 입안이 얼얼하다..
박대장을 제외한 임마태오를 비롯해서 모두가 여분의 몰을 준비해오지 않아..계속 물을 찾는다..
산에 오를때는 자전거든 등산이든..기본준비물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이다...
남에게 한잔 얻어먹는 물은 달고 시원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얼마나 민폐인지 알아야한다. 물론 나눠 베풀어주는 좋은 사람도 있다.
적어도.. 산이라는 곳을 갈때는 충분한 물을 가져가 페이스 조절에 노력을 해야 할것이다.
하늘로 뻗어 키가 큰 소나무나
한참 작은 들꽃이나..시들어 생명을 다할때는 똑 같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못함은 사람도 마찬가지일게다..
하지만 인간의 기본심리는 교만이다..
교만으로 인하여 시기가 생기고..반목이 생기고 갈등으로 번져..결국 전쟁이 난다.
죽은 소나무와 가을이면 시들지만 지금은 피어 한껏 폼을 내는 들꽃사이 길을 가며..
내자신을 반성해본다..
임도를 타고 오르막 내리막 가다보니..
코너부 쉴만한 터에 앞팀이 써놓고 간 글이 보인다..
20km에서 합류하자고 한다..
대략 7~8킬로는 더 가야하는데...뒤에 쳐진 문행이형이 걱정이다..
일단 앞서가보기로 한다..
초행길이다 보니 코스도 전혀 생소하고..
힘들게 한번 오르고 싶기도 하고..
연인산 MTB코스 15km지점에 휴대폰통화가 가능한 지역이 나타난다..
그이후에 업힐 상급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중간에 내려오는 오프로드차들의 행렬이 이어져 잠시 쉬고..치고 올라가 본다..
지금껏 후기를 읽어봤지만.. 어려운 코스는 별로 써놓은게 없다..
아마도 사진찍기도 싫었을거고.. 찍을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오르는데 온 정신과 힘을 집중하는데..
뭔 생각이 들겠는가..ㅋㅋ
업힐은 진정 나와 그분만이 아시는 무언의 기도이다..
그맛을 알아야..
내리막의 시원함이 더 값지고..
오히려 업힐이 기다려지게된다..
심장이 벌렁거리고..숨쉬는 소리가 쌕쌕대면서..손끝까지 피가 퍼지는 느낌..
아마도 이맛때문이 아닐까..아..산뽕 너무 맞으면 않되는데..ㅋㅋ
무지막지한 업힐을 마치고 오르니..
싸리꽃과 창포가 사뿐히 인사한다..
역시.. 자연은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다..
비록..산허리를 자르고 메꿔서 인간이 길을 만들었지만..
자연은 그 상처를 나름대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이대로만이라도 보존하자..
20킬로지점에 도착해서 선두팀을 만난다..
시원한 계곡에 자리를 잘 잡았다..
몇번의 계곡을 건너느라 신발과 양말이 젖어 찝찝했는데..후딱 벗어놓고..
밥상을 편다.. 막걸리 얼려갈때 싼 신문지가 밥상이다..ㅎㅎ
이미 선두팀은 식사를 했단다.. 아무래도 배고팠겠지..
1시가 다 되었으니..
그래도 같이 모여앉아 서로 싸온 음식을 나눠먹었으면 했다.
라이딩 능력에 따라 빨리가고 늦게 가더라도.. 한식구 아니었던가..
식구란..밥숫가락 같이 놓고 먹는거 아닌가..
산에서 밥맛이 없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기봉에 도착해서 일행들을 기다리며 하늘을 본다..
나무와 구름과 하늘과 해...
큰 나무에 낀 이끼속에도 나름대로의 세상이 있겠지..
비온뒤 밟힐지도 모르지만 길가에 핀 버섯도..그 나름대로의 삶이 있겠다.
그래..사람사는 것도 마찬가지일게다.
태생과 성격과 환경이 다른 사람들과 사는데..어찌 내 입맛만 맛게 살리요..
나무에 낀 이끼가 내가 주인이라고 우긴들..나무가 뭐라 할까..
길에 핀 버섯이 내땅이라고 우기다 내발에 밟힌들 뭐라 할까..
자연이 주는 교훈에 잠시 교만했던 내 마음을 추스리고..
처음 가졌던..연인산 코스 탐방으로 맘을 돌린다..
이젠 다운힐만 남았다..
얼굴 참 작아졌다..ㅋㅋ
아마도 올해들어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다들 그랬겠지만..
땀이 싱겁다..하도 흘려서.. 대신에 피부는 너무도 뽀도독이다..
아마도 스테파니아가 좋아할 듯하다..
경반사에서 일행과 합류한다..
다운힐에서는 브레이크의 칼가는 소리가 들린다..
열을 받으면 소리가 난다. 다운힐하다 쉬면서 브레이크 식히긴 첨이다..ㅎㅎ
경반사에서 이끼가 뜬 좀 찜찜한 물을 마시고 출발한다.
연인산 코스도 슬슬 끝나간다..
새로 닦은 길은 라이딩이 편하다.
그래도 땀은 계속 나온다..아마도 땀구멍이 열렸나보다..ㅋㅋ
개폼을 잡고 서봤지만..역시..눈으로 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기엔 역부족이다.
내려오던 길에 물레방아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어색했다..그냥 물이 흘러가게하지...놀러온 사람들이 자리잡고 드러누워있다.
차가 좋아지니 이런 임도도 마구 올라다닌다..
사람이 머무는 자리.. 그곳은 오물과 쓰레기가 남지 않으면 뭔가 훼손된다.
산삼약수도 한모금 마시고..
편안하게 내려와 일행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인연산 MTB코스는 초급실력인 사람은 등산객보다 늦게 갈수도 있다.
끌바가 훨씬 더 힘들기 때문이다..ㅎㅎ
그래서.. 정말 죽을것 같기 전까진 자전거에 내리지 않는다..
그렇게 몇번의 유혹이 있을 만큼 코스가 잘 짜여져 있다.
많은 임도를 가보지 못했지만.. 괜찮은 코스다..
단.. 임도코스에선 물이 계곡물밖엔 없다는게 아쉽다.
또한 다운힐 상급코스는 신경을 써야한다..
많은 자갈이 혼재되어 있어 자칫 미끄러진다면 사고로 이어진다.
나중에 내려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몇일전에 사고로 골절상까지 입었단다.
끝까지 완주한 문행이형에게 박수를 보낸다.
자신의 체력의 한계와 정신력의 싸움을 치열하게 했을거다.
차량과 운전, 맛있는 족발을 찬조한 전바르나바형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말은 별로 나눠보지 못했지만 함께한 윤발형제
착한 짐승 남실아우
날씬한 몸매의 예진아빠
철은 없지만 큰키에 귀여운 막내 임마태오
다치고도 완주한 정안드레아형..빨리 나아지길..
모두 고생많았고 같이 해서 기뻤다고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번짱으로 끝까지 문행이형을 주도?한 박대장님..수고 많으셨습니다.
주행시간 : 3시간 56분
주행거리 : 45.53km
평균속도 : 11.5km/hr
최고속도 : 42.8km
누적거리 : 43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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