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자전거여행

[자전거여행]영월에서 춘양까지 폐교여행

석스테파노 2009. 6. 9. 11:45

2009년 6월8일 월요일 날씨 맑음

 

새벽부터 잠을 설친다..

4월에 전국여행을 하면서 여행 컨셉을 돌격적인 여행에서..

주제를 갖고 있는 여행을 해보고 싶었다.

자여사에서 만난 불휘님과 뜻이 통하여..

선뜻 일산까지 찾아와 막걸리 한잔 걸치면서 좋은 코스를 소개받고..

같이 동행하자는 즉흥적인 결정..

일 성격상 주말엔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월요일이 휴일인 사무장님과 셋이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자전거와 배낭을 챙기고..

주차장으로 간다..

오늘 차량지원은 역시 박대장님이 해주셨다..

마음이야 굴뚝같이 가고 싶었을텐데..

선뜻 차를 내주시니..감동의 눈물이 쫘악~...!

나중에 곱으로 갚을께요..ㅋㅋ

사무장님과 아파트에서 조우..

자전거 싣고..가볍게 잠실선착장으로 출발..

가벼운 대화...여행에 대한 흥분..

불휘님에게 전화가 오고..

비슷한 시간에 조우한다..

 

잠실철교를 넘으니 동서울터미널과 바로 연결이 된다..

근처사는 라이더는 참 좋겠다.. 점프가 전국방방곡곡 가능하니..

 

 

영월을 거쳐 태백으로 가는 7시차를 불휘님이 예약을 해놓았다.

친절한 기사님덕에 잔차 우선으로 짐을 싣고..ㅎㅎ

김밥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역시나 뜨네기손님만 상대한다고 물도 휴지도 김밥까지도 비싸다..

절대로 터미널안에서 사지않으리라..

 

만차로 출발한다..

어제 약간의 노가다에 늦은시간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잠이 스스르 온다..

잠깐 잠깐 깨다가.. 영월에 도착...

 

 

영월터미널에 도착해서 잔차를 꺼내놓고..

불휘님은 잔차 무게를 비교해본다..ㅎㅎ

마린삼형제중 둘이 출동했다..ㅋㅋ

1kg 줄이는데 백만원이라고 하던데..무게가 뭔 소용인가..

철티비끌고 전국여행을 하고.. 한강 자전거 도로에서 유유히 추월하는 낚시꾼 어르신들..ㅎㅎ

그래도 변속이나 차체..샥..브레이크는 좋은게 좋다..(뭐야..결국 장비 탓? ㅎㅎ)

 

가볍게 출발한다..

처음 보는 풍경들..

자동차로 휘리릭 지나가봤던 아득한 기억..

동강 다리건너..남한강을 따라 88번 지방도를 따라간다..

너무 기대가 되었는지..늘 갖고 다니던 똑딱이를 빼고..

D80과 스트로보를 챙겼다..에고..어깨야..

강변을 따라가면서 바로 후회한다..

동영상도 찍지 못하고..

달리면서 바로바로 촬영이 불가하다..이그...

담엔 역시나 똑딱이를 들고나올꺼다..

 

 

 

고씨동굴 넘어가는 고가밑에서 첫 휴식을 한다..

사무장님은 물을 너무 많이 넣고 왔다고 툴툴 거린다..ㅎㅎ

불휘님은 주변에 있는 폐교정보를 얻으러 어르신을 찾아 다니고..

제법 주차장이 넓은것 보니.. 여행지이긴 한데..

 

 

 

 

 

 

첫 폐교 분교는 옥동초등학교 각동분교다.

1941년 개교해서 93년 폐교되어 지금은 학생수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은 닫혀있었는데 열고 들어가 잠시 담아본다..

한여름엔 사용을 하고 있어 관리는 잘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오래된 놀이터는 세월을 이야기해준다..

1000여명이 졸업했던 학교..

 

 

 

 

각동리에서 대야리로 넘어가니

대야분교가 있다..역시나 폐교되어 마을 농산물 직판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운동장은 나무가 심어져 있고.. 학교 입구엔 학교명판의 흔적만 있는 기둥이 있다.

불휘님과 사무장님은 아쉬운 폐교 관리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사무장님이 다녔던 학교도 폐교가 되었단다...

 

 

  

지금까지 보았던 분교의 모교인 옥동초등학교에 다다른다..

아직 아이들이 수업중이라 들어가지는 않고..

입구에서 담아본다.. 천연잔디운동장이다.. 많은 학생들이 배우고 졸업하길..

 

 

 

 

 

  

 

처음으로 고기지재를 만난다..와석재라고 불린다는데..

사무장님을 앞세워 넘어가본다...

역시나 업힐은 라이딩의 꽃이다.. 한발두발 밟으면서..

온갖 만감이 교차되며.. 떨어지는 땀방울과 탁탁 목을 치는 거친 숨소리...

누가 이 맛을 알까.. 같이 셋이 올라가지만..

느낌은 내것만 알 수 있으니..참 공평한 기쁨이다..

 

정상에 서니 내려다보이는 굽이길이 참 이쁘다..

사진으로 봤던 자굴산의 한굽이 정도..ㅋㅋ 그래도..

첫 고개에 무리없이 다들 잘 올라왔다..

 

 

 

 

길가에 이쁜 꽃에 벌이 날아든다..

잠시 사진에 담고 있다가..사무장님을 먼저 내몬다...

중간길에서 손흔들라고 하고..ㅋㅋ

가운데 길에 점으로 보인다..

전화해서..좀더 땡겨서 찍어야하니 올라오라고 할까..하다 걍 내려간다..ㅎㅎㅎ

 

 

 

 

 

 

 

 

 

1939년에 개교한 외룡초교 폐교를 만난다..

폐교가 하나 더 있었는데..지나쳤다..

개인에게 임대를 주었다고 하는데.. 담처럼 되어있는 나무사이로 들어가보니

쿵쿵거리는 소리와 사람 말소리가 들린다..

잠시 사진에 담아보는데.. ' 들어오시면 안됩니다..'하고 소리를 친다..

불휘님이 너무 가까이 들어갔나보다...

물론 개인에게 임대를 해주었다고 하지만... 둘러보지도 못하는것은 좀...

불휘님의 약간의 불만스러운 이야기에 동조하면서..

다시 길을 나선다..

 

 

 

 

 

 

외룡리를 지나 삼거리에서..

88번을 버리고 31번을 타러 좌회전한다.. 옥동천을 따라 계속 가다

중동면 녹전리에서 점심을 먹는다..

처음에는 닭백숙이라도 먹자고 했지만.. 찾지를 못했다..ㅎㅎ

두부전골과 제육복음을 시켜먹으면서..막걸리 한잔 걸친다..

앞으로 만날 한개의 해발 1000고지와 첫 백두대간의 한 고개가 기다린다.

쥔장에게 시루떡하나 건네면서 계산한다..무게를 줄여야했으므로..ㅋㅋ

 

 

 

 

 

1942년에 개교했던 내덕초교 폐교를 만난다.

오늘의 마지막 폐교이다.. 총동문회와 마을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운동장은 마을 주차장이고.. 녹쓴 축구 골대엔 풀이 무성하다..

뒷산을 뒤로하고 앞으론 하천이 있으니..자리는 참 좋다..

 

사무장님이 땀을 많이 흘린다..ㅋㅋ 간만에 긴 라이딩에 힘겨울만 한데도..잘 버틴다..

모처럼 쉬는 휴일날 끌고 나와 개고생시키는 내가 밉지는 않은가 보다..ㅋㅋ

잠시 내덕리 슈퍼에서 음료수 한잔씩 하고..

드디어 오늘의 하일라이트...삼동산을 향해 출발한다..

 

 

 

 

 내덕삼거리에서 삼동산으로 향한다..

예전엔 이곳으로 버스가 다녔단다..지금은 다른길로 다니지만..

천천히 시작되는 오르막에서 선두에선 불휘님이 앞으로 가라고 손짓을 한다..

슬슬 앞서나가본다.. 약간의 경사가 직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속도를 조금 내본다..

가다가..8.5~10%를 넘나드는 경사를 만나니 본격적인 업힐이다..

참 이상하다.. 처음엔 팍팍 쳐 오르던 숨이..

서서히 편안해진다..패달링도 규칙적으로 되면서..

몸은 오르고 있는데..마음은 평평한길을 간다..

아...좋다..

정말 이맛이다..

 

공사중인 포장도로 끝에 올라와 머리끈 땀을 짜고..물한잔 하고..

기다린다..

헉!..이게 웬일인가..

사무장님이 늠름하게 올라오고 있다..

아니..젤 나이작은 불휘님은 어디에 있는겨..

온몸에 땀으로 샤워를 한 사무장님..우와..업글을 축하드립니다..

한참만에 불휘님 올라온다..

청바지입고 잔차를 타는 라이더도 처음 봤지만..참 대단하다..

무척 힘들다고 한다..ㅎㅎ

다시는 같이 안간다나?ㅋㅋㅋ

 

축하 나비가 사무장님 손수건에 앉는다..

이건 참 좋은 징조다..

남아있는 첫 백두대간도 분명히 넘을 수 있다..

 

공사중인 도로를 지나..

본격적인 임도가 시작된다..

샥을 풀고..요리조리 돌을 피해 올라간다..

내리막이 아니라 오르막이다..

역시나 불휘님이 쳐지고..

 

삼동산 밑에 고냉지밭이 커다랗게 있는 마을밑에 이르러..

큰 소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한다..

1000고지가 보이는길에  첨으로 올라와봤다.

소리를 질러본다..

약초꾼들 차가 두대서있을뿐.. 들어주는 이는 자연과

나뿐이다..ㅋㅋ

 

 

 

영월에서 봉화군 춘양면으로 지나는 분기점이다.

이런 도로로 버스가 다녔다니..오래된 지방도 간판도 있다.

왼쪽으론 마을들어가는길... 오른쪽 비포장길이 옛길이다.

역시나 순서는 사무장님..불휘님..

오늘 사무장님 라이딩이 무척 좋다..

해발 1000이 가까운 이 고개에 오른 기쁨을 함께한다..

조금더 오르막을 비포장길로 치다가 내려간다...

 

다운힐에선 사무장님이 나보다 한수 위다..

난 내리막이 겁나는데..ㅋㅋ

코너를 돌면 보이질 않는다..

연천 내산 루트찾으러 둘이 갔을때..돌밭인 진군터널이 생각난다..ㅎㅎ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일취월장이 된 두사람..

불휘님은 내리막에서도 쳐진다..

MTB이라고 맛을 쬐끔 본사람들과 전혀 못본 사람의 차이가 분명있다..

손목이 아플라고 할 정도에..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로 내려온다..

 

 

 

 

  

 

 

  

  

 

 금광이 있을때는 삼천가구 만명이상이 살았었고..버스가 6번이나 다녔다고 한다.

불휘님은 이 고개를 걸어서 넘었었단다..참 대단한 친구다..

어르신의 옛날기억을 대화로 이끌어내는 재주가 있다..

폐교에 대한 이야기..지역사회의 예전모습이야기..

참 부러운 테마여행을 즐기고 있다.

40년이 넘었다는 폐가와 아슬아슬 위험한 다리를 보면서

옛날의 명성과 지금의 모습이 교차하는 희비가 느껴진다.

인생도 이러할까?

 

 

  

 우구치리에서 다시 88번 지방도를 만나 춘양으로 향한다..

바로 시작된 업힐..큰 힘 들이지 않고 도래기재에 올라선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하나의 재이다.

 

 

 

이번여행의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그런데..뭐 백두대간 무슨령..하는 팻말도 없다..너무 낮아서 그런가?

그러나..춘양으로 내려가보니..장난이 아닌 다운힐이다.. 

 

정상에서 잠시 쉬는데.. 시계를 보니 5시50분이넘는다..

춘양서 6시10분차를 타야하는데..

 

불휘님은 자꾸 본인때문에 늦어서 미안하다하고..

우린 같이 시작했으면 같이 끝내야하니까 괜찮다하고..

 

일단 춘양까지 가본다..

선두를 내가 선다.. 남은거리 16km..

거의 30km/hr로 가본다... 차를 탈 수는 없겠지만..

마지막 스파트로 마치고 싶었다..

두개의 나즈막한 고개도 무시하고..

춘양에 도착하니 6시반...

오전에 20분만 절약을 했어도..아쉬웠다..

가이드한 불휘님을 너무 믿었나보다..ㅋㅋㅋ

자전거로 넘는 고개에 대한 시간예상이 틀렸을게다..

 

5만원주고 영주로 점프한다..더블캡을 부른 불휘님이 쏜다..

너무 미안해해서..마다하지 않고 영주로 향한다..

 

8시45분 동서울행차 표를 끊고..

중국집에서 식사를 한다.

오늘의 코스는 너무도 좋았다..

사무장님도 만족한단다..

물론 백두대간을 처음 넘은 기쁨이 더 클것이다..

안드시던 소주를 두잔이나 마신다..ㅋㅋ

불휘님은 뭔가 아쉬운 눈치다.

계속 위로해준다..고생했다고..이런 코스를 누가 잡아줄까..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난게 나라고 하는데..

내가 더 고마운데..

 

춘양을 뒤로하고 친절한 경기고속 기사님덕에

문막에서 한번 쉬고도 11시에 떨어진다..

다시 잠실철교를 넘어 주차장에 와서..

아쉬운 작별을 한다..

담에 또 보자 인사하고..사무장님과 일산으로 들어왔다.

 

테마가 있는 여행..

담엔 어떤 주제로 가볼까..

여행은 이렇게 시작하면 계속 이어지나보다..

인생이 마감할때까지.. 계속 시작만 있는것 처럼...

 

붙임 :

         황금코스를 알려준 불휘님 고맙습니다.

         모처럼의 휴일에 개고생시켜도 즐거워해주신 사무장님과

         차에다 가스까지 찬조해주신 박종관요셉대장님..그리고 여행을

         허락(?)해주신 두남자의 아내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