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일요일 날씨 : 맑음
민박집이 동향이라..정말 일찍부터 환해진다...
배시간은 넉넉하니 여유가 있다.
이리뒹굴..저리 뒹굴..
침대가 아니라 허리가 좀 뻐근하다..
이 저질 럭셔리체질..ㅋㅋㅋ
일출을 볼 수 있는 행운은 오지 않았다..
깔려있는 구름이 해를 붙잡고..겨우 7시가 되서야 놔준다..
지나는 차들도 사람들도 없다.
TV 뉴스를 보니 낼부터 큰비가 온단다..헐..
제주일주를 할지..반은 다음 기회로 미룰지..고민한다.
아침을 해결하고자 주변 식당을 둘러봐도..
열 기미가 없다..
할 수 없이 민박집 매점에 간다.
쥔장 어머니께서 반겨주신다..
밥과 라면..김치를 사고 돈을 드리니..달랑 라면값만 받으신다..헐..
'우리집 손님인데..밥이랑 김치는 그냥 먹어..'
'할망..고맙습니다.'
할머니께서 걱정을 하신다..쥔장께서 아침부터 가볍게 원샷을 하시고
일을 시작하신단다.. 빈속에..
'건강챙기셔서.. 온가족 데리고 올때 반겨주세요.. ' 기원해본다.
'톡톡'
열려진 창문으로 노크를 하신다..1층이라 창문이 낮아 다 보이는데..
어제 술한잔 하시던 동네어르신이다.
'받어.. 마라도 구경잘하고..'
헉.. 어제 그저 술한잔 드시고 빈말을 하신줄 알았는데..
만오천원짜리 표를 끊어오셨다..
'감사합니다. 구경 잘하고 오겠습니다..'
우연히 송악산 선착 장 바닷가 팬션 쥔장과 만난 인연으로..
이런 횡재를 한다.. 건강하시길 기원해본다.
송악산 선착장은 대장금 촬영지였다. 장금이와 남자배우 사진이 있다.
좀 유치한 느낌이 들지만.. 중국여행객들은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일요일이라 관광버스가 연신 들어온다..
시끄러워진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여행객들...
줄은 제멋대로..
일단 쪽수가 많으면 먼저 탄다..
산아래 보이는 굴에 많은 사람들이 숨졌다는데.. 그런 설명판은 없다..
가자..
마라도로..
제주에 배를 타고 와서..
다시 제주를 배를 타고 잠시 떠나니 기분이 묘하다..
마라도..
우리나라 최남단 섬..
가보고 싶었다..
독도를 가봤으니..
마라도도 가봐야지..우리나라 끝인데..
아니.. 시작인데..
여기를 찍고..저 먼 대양으로 나가야하려면..시작점이다..
떠들어대는 사람들 피워대는 사람들..병나발부는 사람들..
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여행객들이다..
송악산을 떠나.. 송악산 전면을 본다..
마라도를 만난다..
나즈막한 섬..
도착해서 오르니.. 모슬포에서 출발한 괘속선과 조우한다..
아.. 조용한 마라도는 포기해야겠다..
자리덕선착장에서 왼쪽으로 돌아본다..
카트호객꾼과 자전거호객꾼까지..이건 좀 아니다 싶다..
작은 무덤과 골프장 해저드 같은 곳을 지나 애기업개당을 만난다.
애기를 업어주던 여자아이가 뭍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었다해서
당제가 열리는 곳이란다..
초도 있고 술병도 보인다.
'미신을 끊어버립니다 '하며 세례를 받았지만..
우리나라 토속문화에 대해서는 애틋한 마음이 든다.
순박한 사람들의 소망..바램.. 무엇인가 기대고 싶은 마음..
작은 신앙이 아닐까 싶다.
기원돌탑과 긴 나즈막한 초지 언덕을 오른다.
난간이 있어 안전하게 보이긴 하지만..
역시나 섬다운 맛이 조금 반감된다..
여기저기서 셀카로 추억을 담는다..
근데..좀 방심한게 맘에 걸린다..
지금보니..앉아있을때 배에 힘을 좀 줄걸 그랬다..ㅎㅎ
마라도에 핀 꽃들..
육지꽃과 비슷하긴한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남태평양이 보이는 곳에 마라도 항로 표지관리소가 있다. 여러나라의 등대가
모형으로 있는데..
염장을 지르는 커플들이 열심히 찍어댄다..
대충 찍고 지나친다..
담엔 꼭 우리 마눌님 데리고 와야지..이그..
마라도엔 부처님을 믿는 한곳과 하느님을 믿는 곳 두곳이 있다..ㅎㅎ
그중에 하느님 믿는 곳인 성당이 있다.
아담하게 지어진 성당인데 문은 잠겨있다.
성모님께 인사드리고.. 지나간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본 자매들이다..
어떤 자매들이냐..
관광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아름다운 자매님들..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서로 주워 비닐봉지에 담는다..
담배꽁초 버린넘, 사탕봉지 버린넘, 껌종이 버린넘, 별 쓰레기 버린넘들의
죄를 용서해주는..착한 천사분들이다.
제발! 쓰레기 좀 버리지 마라..인간들아...
도로라이딩하면서 정말 온갖 쓰레기들을 보았다..
주워담지도 못할 정도의 쓰레기까지..
아..진정하자.. 나도 버리진 않았지만..줍지도 않았으니까..
나도 죄인인게다..
드디어..국토최남단비에 서본다..
많은 사람들 틈에서..셀카로 기념샷을 남기는건 혼자다..
기념비 앞뒤가 같으니..양쪽에서 기념샷을 남긴다..
그래도 바다배경이 더 좋은 것 같다..
기념비 촬영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자연산 해산물에 소주를 걸친다..
아..부럽다..
혼자 대낮에 청승떨듯이 먹고 싶진 않아..패쓰한다..
장사가 제법 잘된다..한접시 이만원..
대정읍에 있다는 초콜릿박물관 마라홍보관과 마라방송국이 있다.
방송국은 닫혀있고..홍보관은 열려있다.
향이 좋은 커피도 있고..초콜릿도 파는데..
눈구경만 하고 나왔다.
홍보관을 지나 몇개의 민박집과 횟집을 지나니 약간 언덕쯤에
사찰이 보인다.
마당에는 조형물이 있다.
해우소에 들려 작은 시름 날려보내고..
기와시주를 해본다.
태어나 첨 해보는 것인데.. 생각나는데로 적어봤다.
담에 가서 찾아봐야지..ㅎㅎ
복 많이 받으라는 주지스님의 덕담을 뒤로하고..
음주카트들을 피해 길을 간다..
'술먹고 운전하지 말란말이야~!'
마라도에 분교가 있다. 일욜이라 애들은 당연히 없었고
분교 뒤로 짜장면 시키신분..이 보인다.
분교담 안엔 없고..밖에 있는 것이 운동장이었다..ㅎㅎ
유명하다는 마라도 해물짜장을 시켰다.
은근히 기대도 된다..
근데..한집이 아니다.. 분교근처에만 3군데..한군데는 신축중이고..
좀 내려가서 또 한군데..
독점은 좋지 않지만.. 이 좁은 마라도에 뭔 짜장면집이 많을까..
육지의 치열함이 섬에서도 느껴지니 별로 기분은 그렇다..
한젓갈 휘저어 먹어보니..
정말로..' 아무 맛이 없다!'
아무를 빼고 싶었지만.. 정말 해물도 없었다..
오천원의 행복이 조금은 아쉽다.. 양도 그렇고..
그래도 일단 마라도 짜장면을 먹었다는 것..
송악산선착장에서 만나 인연으로 공짜표까지 얻었던 그 인심으로
사알짝.. 용서해준다..
그러나 담에 오면 안먹는다..ㅎㅎ
누가 사주면 당연히 먹는다..ㅋㅋ
다시 선착장으로 왔다. 10시배를 타고 와서 12시 배를 타고 나간다.
그 다음배도 있으므로 더 머물러도 상관은 없지만..
마무리하고 떠난다...
노약자나 임산부를 위해 카트가 있는 것은 찬성이다.
천천히 걸어서 1시간반이면 충분히 돌 수 있는 섬에..
너무 많다..
유람선이라고 해놓고.. 마라도 한바퀴 돌지 않는 것도 아쉽다..
그나마 독도는 내릴 수 없는 여행객들에게
한바퀴 돌면서 관광을 시켜주는데..
이 작은섬을 한바퀴 돌고 정박하거나
떠날때 한바퀴 돌아주는 서비스는 결코 없었다..
송악산 선착장을 돌아와..
묵었던 바닷가별장 민박으로 들어갔다.
쥔장도 안계시고 매점 할머니도 어디 가시고..휴대폰도 않받으시고..
빈집에 감사의 인사만 남긴채..
길을 나선다..
보이는 삼방산을 향해..
아름다운 도로 100선중의 하나란다..
가다가 작년에 만들어 놓은 물고기 한마리 잡고 간다.
삼방산이 보이자 배경으로 한장 남긴다..
아..저 지저분한 전기줄들..
제주도가 용암으로 이루어진 지형이니..
지중화공사가 어렵고 돈이 많이 들것이다.
그래도.. 좀 전망이 좋은 곳은 지중화했으면 좋겠다..
용머리해안과 하멜표류지는 패쓰한다..
삼방산 밑에서 헥헥대며 한장 찍고..넘어간다..
개발하다 멈춘 현장이 보이는데..
흉물스럽다..
예전에 아무것도 없었던 삼방산 아래가 더 좋았다.. 자연스러운 풍경이..
부지런히 패달질을 해서..서귀포를 향한다..
가는 1132번 국도변에 건강과 성 박물관이 있다.
제주러브랜드인가도 있던데.. 여긴 생긴지가 얼마되지 않나보다.
관람료는 너무 비싼 것 같아...밖의 정원을 돌아본다.
아주아주 덜 민망한 사진만 올려본다.
가족끼리 온 팀도 있었는데..아이들에게 보여줄때는 좀 설명이 필요한
조각상도 있었다..
하여간..개방이 오히려 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는 찬성한다.
그러나..왜 남성조각상만 개방하냐고..
불만이다..ㅎㅎ
괜히..집에 더 가고 싶어진다..ㅋㅋ 빨리 나와버렸다..
그늘이 많지 않아 쉴 곳은 마땅하지 않았지만..
한바퀴 돌고 가는 것도
건강?에 좋은 듯 싶다..ㅎㅎ
열심히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달리다 보니..
안덕계곡이 나온다.
일단 무료라는 장점이 있고..
그래서 사람이 없고..ㅎㅎ
추사 김정희가 머물렀다고 하니..그때도 생각해보고..나왔다..
중문쯤 가는 길에 있는 카트장..
애들이 재미있어 하겠다..
민서가 운전을 잘하는데..생각난다..
천연잔디가 깔린 운동장이다..
제주는 천혜의 섬이다..
아이들을 여기서 키우고 싶었다..
그넘의 먹고 사는게 뭔지..
작은시름 해결이 급한데.. 월드컵 경기장이 나온다..
부리나케 해우소를 찾아 해결하고..
배경으로 하나 남긴다..
클릿신발은 마라도 관광때문에 넣어두고..
아쿠아신발을 신었더니 발목이 편하다..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담엔 가벼운 클릿신발을 챙기자..
유일하게 돈내고 들어간 천지연폭포...
제주로 점프하는 시간까진 여유가 있었고..
그리 비싸지 않았기에..
4관절로 묶어두고 돌아보고 나왔다..
물을 여러개의 보로 막으니.. 바닥이 뿌옇다..
철원의 삼부연 폭포만 못하다..ㅎㅎ
그래도 흐르는 물이 귀한 제주에서 폭포를 만나니 새롭다..
전국일주 코스중에 제주도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물론 전에 못보던 경치도 잘 보고..
차로는 못느꼈던 오르막과 내리막도 경험했다.
천지연 푹포를 나와 중문방향으로 조금 나오면 노천카페가 있다.
전에도 와봤던 곳인데..매점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가격도 싸고..아마도 제주에서 젤 싼 카페가 아닐까싶다..
점프시켜줄 하이킹119 이사장을 기다리면서
맥주한잔을 마신다. ㅎㅎ
웅천에서 맥주에 당한 이후로 한번도 마시지 않았는데..
갈증이 나니 먹고 싶었다..
캬....이맛이다.. 딱 한잔까지..술은 역시..소주다..ㅋㅋ
작은차에 몇개월 지나지 않은 아들과 아내와 함께 도착한 이사장을 만나
제주로 넘어간다..
부활미사를 봐야한다..
제주중앙성당..상당히 역사가 깊은 성당이었다.
좀 일찍 도착해서 들어가보니 청년들이 성가연습을 한다.
청년미사라 밴드도 연습한다.
의외로 청년들이 많다..개신교로 청년들과 아이들이
몰리는 요즈음에..참 보기 좋았다.
부활하신 분 덕분에..
이렇게 미사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미사가 끝나고
청년들이 만든 부활계란을 하나 받았다.
신부님이 어디서 왔냐고 물으셔서..
일산서 왔다하니 놀라신다..
좋은 여행길 건강하게 잘 돌아가라는 축복을 받고..
밤길로 여인숙을 찾아간다..
축일을 보내면서
든든한 저녁으로 기쁨을 함께한다..ㅎㅎ
처음 먹었던 고등어조림은 정말 충격적으로 맛있었는데..
이제 간사해진 혀가 그냥 그렇게 반응한다..
제철에 싱싱한 생고등어 조림을 맛봤던 혀였으니..ㅋㅋ
이젠 잘 잡히지도 않아 수입산 냉동고기라..
그래도 잘먹었다.
첫날 묵었던 여인숙에서..
또 긴밤을 보낸다..
이젠 잠이 오던 말던 상관없다..
메세지를 확인하니..
사랑하는 아내의 응원문자다..뭉클..
엄니도 힘내라고 문자를 주셨다..울컥..
딸래미는 테디베어에서 곰돌이 사달란다.. ㅎㅎㅎ
아들도 응원문자..힘내자..
형동생들도 응원문자가 온다..
목소리들으면 맘 흔들릴까봐..
아예 소리를 죽여버렸다..
문자 답장하다...zzzz
주행거리 : 36.3km(마라도를 배도 다녀와서..ㅎㅎ)
주행시간 : 2시간 35분
평균속도 : 14km/hr
누적거리 : 2266.3 - 1650 = 616.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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