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1일 토요일 날씨 : 맑음
어제 목포에서 제주로 오는 배에서..
바다로 미련을 다 버렸지만..퍼마신 잎새와 한라산은..
아직도 내 몸속에 남아있다..
그래도..
눈은 따~악! 떠진다..
어렴풋이..모텔촌 사이로 잘 찾아들어온 여인숙..
샤워장이 개방되어 있는 것이 불편하지만..젤 싸게 잤다..
짐싸서 나오는데..쥔장이 배웅을 한다..
비온다는 소식이 있는데..혹여 공치는 날에
다시 오겠다며..길을 나선다..
이른 아침에 식당이 보이지 않아..
24시간 운영하며 정크푸드의 대명사인 집이 눈에 보인다..
평상시엔 쳐다도 보지 않는 쓰레기음식이지만..
배가 고프니 사알짝 타협을 한다.
탑동에서 용두암으로 빠지는 해안도로를 계속 타고 간다..
전엔 못보던 구름다리가 있다..
이른 아침이라 관광객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스쿠터 부대 자전거 부대가 씽씽 지나간다..
용두암..
영화가 시작전 애국가(요즘도 하나?)에 꼭 등장했던 용두암..
엄첨 큰 것으로 착각했다가..ㅎㅎ
노출도 이상하고..갈색이 들어가..영..모양이 나지 않는다..패쓰..
인어상도 한장 넣어 주고..
그런데 유난히도 까만곳이 있다..ㅎㅎ
해안도로에 팬션, 식당들이 늘어서있다..
해안도로는 해안도로 다워야 하는데..너무 들어선다..
그전에 느꼈던 풍미가 사라져서 아쉽다.
새로 등대가 세워진 광장도 있고..
인공의 냄새가 너무 난다..
용담에서 이호로 해안도로를 타고 간다.
아담한 유채밭을 지나 이호해수욕장이 보인다..
혹시나 하고.. 화장실을 가보니 문이 열려있다. 내부도 깨끗하고..화장지도 비치되어 있고..
큰시름 하나 덜고..고마운 맘으로 한컷..
관광지는 사람이 있으나 없으나 이런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가 많이 변하긴 하나보다..
외도동의 짧은 해안도로를 돌아보다가 첨 보는 해안을 본다.
차로는 거의 와본적이 없었다.. 동네수준이다 보니..
그러나..자전거로 와보니 발견했다. 아..자전거여행 참..잘 하고 있다..ㅎㅎ
자갈해안의 파도소리가 정말 음악소리 같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됨을 일깨워준다..
단지 인간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들 입맛대로 자연을 주물러 아프게 할뿐..
여러분들이 뭔가를 도로에 펼쳐 말리고 있다.
이게 뭔지 물어보니.. 톳이란다. 일본애들이 사족을 못쓴다고 한다.
먹어본적이 있지만..그리 맛있었다는 기억은 없는데..여기 저기 말리고 있다.
잠시후 불경소리가 나.. 고래를 돌리니..사찰이 있다.
해수관세움보살.. 간판의 사진을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약간 비슷한 부분만.. 똑딱이의 한계다..ㅎㅎ 세계유일이라고 하는 이곳을..
처음 왔다는 즐거움을 뒤로 하고 지나간다.
신혼여행을 하와이로 갔었다. 그렇게 오래동안 비행기도 첨 탔었고..
외국이라는 낯선느낌과 바다..휴양지의 여러요소를 보면서..감명을 받았었다.
그후..몇년이 흘러..
아내와 제주를 왔었다.. 얼마나 좋았는지..
아내의 생일도 까먹어.. 죽는줄 알았다.. 여름휴가 끝물에 완전히 망칠뻔 했다..ㅋㅋ
싱싱한 회에..음식..공기..볼거리..바다..
하와이를 간것을 후회할 정도였다.
그후 제주도를 몇번을 왔었는데..
이번엔 몇년 흘러..오니..또다른 맛이 있다..
특이한 화장실이 이쁘긴 하겠지만..용암지대의 풍경을 살리지 못하는 것 같아..아쉽다.
하귀-애월 해안도로를 타고 계속 간다..
유채밭과 등대..조형물들이 새로 만들어져 있다.
서서히 렌트카 족들이 보인다.
등대에서 만난 두처자가 사진을 찍어달란다.
찍어주면서..'이 좋은 제주도를 여자둘이서 뭔 재미로 오셨나..' 하니..
'아저씨는 혼자서도 왔잖아요.'하고 되받아친다..
헉...한방 먹었다..ㅋㅋ
유채밭에서도 만나 웃으며 인사하고..
라이딩하다 쉬고 있는데.. 창밖으로 손흔들며 인사하고 간다..
혼자서 청승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담엔..절대 혼자 않온다.. 가족들과 함께 꼭..오자..ㅎㅎ
고내리에 오니 지명의 유래가 있고..남녀가 껴안고 있는 듯한 돌이 보인다.
뭔지 설명은 없는데..집떠난지 며칠되니.. 남녀로 보인다..ㅎㅎ
길을 가는데..자꾸..U200이란 락카글씨가 자주 보인다.
꺽어지는 길이든 교차로든..계속 방향이 내가 가는 길과 동일하다..
뭘까?
어디 클럽에서 단체로 라이딩을 왔나보다..
한무리의 자전거때가 지나간다..
인사를 해도 들은척 만척..쌩깐다.. '이론..ㅆㄱㅈ 없는 라이더를 봤나..'
맨 마지막을 지나는 사람이 아는척을 한다..
일산 탄현이 맞냐고 묻는다..
일산으로 자전거타러 많이 와서 안단다..고생하라며 인사해줘서 답례하고 헤어진다.
애월을 거의 빠져나와 끝무렵에..kitchen 애월을 만난다.
네이버카페에서 보았던 곳이다. 컵빙수를 꼭 먹고 싶었는데..싸다..(이천냥) 맛있다..
거기에 과자까지 써비스해준다..
이쁜 처자가 서빙을 하는데..너무도 음악이 좋다..
여가수의 목소리가 짝짝 붙는것이..심금을 울린다..
잘먹고 길을 나서는데.. 수염이 덮수룩한 양반이 말을 건다..ㅎㅎ
나중에 알았지만..여기 쥔장 송영필 사장이다.(며칠뒤..인연이 될 줄은 몰랐다.ㅎㅎ)
친절하게 코스하나를 일러준다.
너무도 아름다운..물론 인위적인 요소는 어찌할 수 없지만..산책로이다.
쌩까고 달리는 스쿠터들은 절대 못온다..
호젓하고.. 최고의 해안산책로이다.. 중문에 호텔촌에도 있긴하지만..
길이도 길고..정말 아내의 손을 잡고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난 이렇게 맘편히(?) 놀고 있는데..
흥겨운 마음이 잠시 가라앉는다..
그래도.. 잘먹고 잘놀다 오라했는데..힘내자..
일단은.. 즐기고 가자..
스테파니아..사랑해..고마워..~쪽!.. 찐한 키스한방 날려주고 달린다.
귀덕해안도로를 들어서니..해녀상이 있다. 제주의 빼놓을 수 없는 여자의 힘..해녀..
생활력도 강하지만..대단한 분들이다..
점심때가 되자 배가 고프다..
아침을 정크푸드로 채웠으니.. 좀 음식다운 것으로 할까해서..
오분작이뚝배기를 먹고 싶어 기웃기웃거리다..사람이 많은 곳을 지나..
프랭카드를 붙인집으로 들어갔다...
실수였다..
좀 기다리더라도 사람많은 곳에서 먹을것을..
되는 것은 딱하나..고등어구이..
이건 구이가 아니라 튀김이었다..
아..제주와서 팔천원이나 하는 밥이 이모양이라니..흑!..
담엔 맛집을 검색하고 다녀야겠다..
협재를 지나며 선인장이 즐비한 곳도 지나고.. 자전거를 매달아 놓은 여행자쉼터도 있다.
자전거 타기에는 제주가 좋다.. 단지 간혹 좁은 도로와 갓길에 널어놓은 야채나 말리는 해산물..
떡 허니 버티고 있는 차들이 점수를 깍아먹는다..
신창리로 가는중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쉬고 싶었지만..마음이 급하다..내일 마라도를 들어가려면..
송악산까지 가야하니까..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신창리로 들어서니 성당이 보인다.. 유치원까지 있는 것을 보니 규모가 있다.
점시 마음을 다듬어 본다.
성모상과 고상을 보며..이번 여행의 분기점에 왔음을 감사드렸다..
한경면 용수리의 풍력발전소를 지난다..
네덜란드도 많던데..바람이 있는 곳에서 전력을 생산하니 자연을 이용하는 인간의
지혜도 칭찬해줘야 한다..으쓱..ㅋㅋ
용수리로 들어서니 용수성지가 보인다.
우리나라 최초 신부였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일행이 제주에 표착했던 곳이다.
기념관이 새로 지어져 있었고..내부는 깨끗하게 전시관과 영화관이 자리잡고 있다.
차분한 마음으로 둘러보고..성지 건립 모금함에 정성도 넣고...
제주까지 와서 성지를 만나니 너무도 기뻤다..
한림을 지나서부터는 해안도로가 좀 재미가 없다.
한참 달리고 나서야.. 예전의 기억이 올라온다..
순 양식장에..
나중에 용두암하이킹에 가서야 알았지만..1132번국도로 빼도록 안내해주고 있었다.
아..저질 체력에..저질 기억력..ㅋㅋㅋ
그래도 성지를 봤으니 다행이다.
서서히 모슬포항이 가까워져 온다..
모슬포를 지나 송악산으로 향하는데..이상한 표시가 있다..
파란 화살표..
순간적으로 올레가 기억이 났다..
아..배낭메고..얼굴에 붉은 땀을 빼면서 걸어가던 여행자들.. 인사하며 지나갔지만..
그들이 따라가고 있던 표식이었다..
도로에서 벗어나 한번 들어가 본다..
자전거로 가기 어려운 곳은 끌고 간다..
검은해안은 바퀴가 빠진다..
사알짝..맛보고..도로로 나왔다..
부부도 보이던데..
나중에 스테파니아와 함께 좋은 코스로 해봐야겠다. 단 여름은 패쓰..ㅎㅎ
송악산 마라도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해서 내일 표를 예매할까 두리번 거리니..
건물안까지 자전거를 끌고 들어왔다고 호통을 친다..헐!
사람도 하나도 없구만..뭐 그리할 것 까지야.. 여행객 돈으로 월급받는 사람처럼
보이는데..친절을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예약전화번호로 하란다..
내일이 일요일이라 관광객이 있을 것 같아..전화예약을 하고..
민박을 할까하며 돌아다니는데..
웬 마라톤 복장의 사람이 지나간다..
인사했더니.. 사진하나 찍어달란다..
울트라 마라톤?..
아!.. 그 U200의 화살표가 이사람들 코스였다는 것을 알았다.. 새벽에 출발해서 내일까지
뛴단다..허걱..200킬로미터.. 해안도로를 다 타고 다니느라..표시를 해둔것이었다..
자기가 거의 꽁찌란다..ㅎㅎ
깃발을 보더니 반갑게 다시 인사한다..신자란다..ㅋㅋ
본인 카메리로 사진 몇 컷 찍어주고.. 헤어졌다.. 서로 완주를 독려하면서...
우연치 않게 한 남자분이 말을 건다..자고 갈거냐고..
그렇다고 대답하고 혼자인데 얼마냐 물으니..이만원만 달란다..헉! 감동의 물결이..ㅎㅎ
1층 방에 들어서니 너무도 좋다..세탁비누에..빨래줄까지..
허겁지겁 빨래를 한다..아직 해가 있어 말릴 수 있겠다..
정리하고 어슬렁 어슬렁 먹이를 찾아 해메는 하이에나가 되본다..
참 조용하다..
코너에 있는 식당에 사람들이 좀 있어서..점심에 놀란가슴..다시한번 둘러보고 앉는다..
자연산만 있다던데.. 혼자 뭔 회를.. 젤 싼게 홍삼..이만원달란다..
상태는 영 맘에 내키지 않았지만..그냥 앉는다..
백반까지 하나 시켜서..저녁을 먹는다..
옆에 좀 시끄러운 할망이 계셨는데..잠시후 동네분들이 오신다..
어? 맨 마지막에 민박집 사장님이 오셨다..ㅎㅎ
드시던 장어를 자꾸 할망이 주셔서..홍삼도 드렸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왼쪽에 계신 어르신이 '마라도 가냐' 물어..'네' 하고 대답했더니..
표를 주시겠단다.. 말씀은 감사하지만..만오천원이나 하는데..반신반의하며..
자리를 턴다.. 붙잡는 할망께 몇번의 사양끝에..
겨우 방에 들어가 그대로 다운...
아..
제주의 깊고 푸른밤을 맞이한다.....
제주의 별도 보고..
저별 밑에 있을 내 사랑하는 스테파니아도 생각하면서..
잔다..아니.. 자고 싶다..zzz
주행시간 : 6시간6분
주행거리 : 88.3km
평균속도 : 14.4km/hr(바람..그놈의 저질체력..ㅋㅋ)
누적거리 : 2229.9 - 1650 = 579.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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