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자전거여행

[자전거여행]전국일주-2 안중에서 해미로

석스테파노 2009. 4. 30. 19:13

4월6일 월요일 날씨 : 맑음

 

자는둥 마는둥..역시 집떠나서 잠을 편히 잔다는 것은 포기해야겠다.

아내가 옆에 없으면 새벽에 깨서 너무도 허전함을 느끼기에..

집떠나면 정말 개고생이다..ㅎㅎㅎ

노숙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편히 잘 수 없음은 역마살이 슬슬 없어지나보다..

 

 

안중입구에 있는 모텔인데.. 5천원을 깍아줬다. 고마워서 인증샷 하나 찍었다..담에 기억을 할 지

모르지만..

출발부터 조금씩 몸이 무거워진다. 첫날 좀 무리하기도 했고.. 더웠다가 저녁에는 쌀쌀하고..

아침에도 찬공기를 마시며 봄날의 고향(두엄)의 향기와 함께 하니..아주아주 힘이 떨어졌다..

첨 잡은 코스는 태안으로 해서 몽산포로 서산방조제를 넘을까 했었는데..

여름도 아니고.. 바닷가에서 혼자 자려니.. 영 맘이 동하지 않아..

과감하게 수정해서 바로 해미로 정했다.

 

 

아산만 방조제를 넘으면서 서해의 아침을 맞이한다.

지나는 중차량들이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국도라 갓길을 잘 타고 달릴 수 있는

구간이 있어 다행이다. 다만, 철부스러기와 유리조각, 돌조각들이 라이딩에 신경이 쓰인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풍경과 잔차사진만 찍을 것 같아..

급히 옥*에서 조그만 삼각대를 샀는데..

앵글이 항상 위로 올려져 좀 키가 커보이는 장점도 있다..ㅎㅎ

 

 

아산방조제를 넘어..삽교방조제로 넘어간다..

바람..장난이 아니다.. 맞바람이나 옆바람이 라이딩에 상당히 방해가 된다.

운전할때는 바람이든 오르막이든 별 신경을 쓰지 않지만..

두다리와 두바퀴로 움직여보니..ㅎㅎ 정말 편하게 잘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군대있을때 하루종일 걸어서 100킬로를 겨우 걸었는데..

자전거로 전국을 돌아보겠다는 생각이 어디서 나왔는지.. 계속 반문한다..

 

 

34번 국도에서 622 지방도로 좌회전해서 솔뫼성지로 향한다.

당진군 우강면에 위치한 솔뫼성지..

카톨릭 신자라서도 그렇지만 지나는 길에 있는 성지는 들리고 싶었다.

일년에 한번이나 있을까한 성지순례보단.. 이런 기회에 성지도 보고.. 바램도 기도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깜빡하고 챙겨온 비타민과 우루사를 먹었다.. 약빨로 뭔가 해볼 생각은 없지만..

아랫입술이 부르튼것을 보니 피곤은 한가보다..

 

 

솔뫼성지는 소나무를 계속 심어 가꾸고 있었다. 입구에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고 고상과 성모상

이 있어 기도문을 암송하며 들어갈 수 있다. 그 모진 고난과 고문..그리고 죽음에 이를때까지..

배교하지 않았던 한국의 첫 사제의 탄생이 바로 우리나라 카톨릭의 증거라 할 수 있겠다.

다행히 미사시간에 늦지 않아.. 미사를 보았으며 전대사의 은총까지 받아..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뱃속과 가슴속에서 이뤄지는 불협화음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인가 보다..

 

 

 

허름한 순대국집에 들어가 순대국을 시켰는데.. 이 이후로 순대국을 먹지 않게 되었다는..ㅎㅎ

맛이 없었다기보다..저녁때까지 소화가 되지 않았던 이유로.. 

라이딩 내내 트름때마다..아흐..순대국이..

참 좋아하는 음식인데..라이딩땐..참자..ㅎㅎ

 

 

 

면천을 지나 해미로 향하는데..  고개를 넘다가 폭풍의 언덕을 넘었다...절대로 가고 싶지 않다는..ㅎㅎ

그러다가 산을 아주 망가뜨리고 있는 곳을 지난다.. 예전에 출장 다닐때 봤던 곳인데.. 더 작살을

내고 있다.. 개발과 자연보호는 절대로 타협할 수 없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지..정말 손을 가슴에

얹고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해미가 얼마 남지 않았을때..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다니다가 봤던 서산목초지가 보인다.

한우를 보존하고 개량하는 곳도 있었고.. 누군가 여기서 키운 소를 들고 북으로 갔다고 했다.

북에선 위성을 쏘아 올릴 정도로 돈과 기술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 돈은 누구돈일까..

아마도 내가 낸 세금의 일부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우린 북을 너무 어린아이 같은 맘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절대로 그들은 평화통일이란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할거다.. 왜냐.. 혈육에게 총과 칼을 들이대고

죽였고..죽이려 드는 놈들이니까..

어쩌면 이 남한땅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총과 칼이 아닐 뿐이지... 

 

 

운신초교 앞에 가게에서 잠시 쉰다..

핫브레이크와 포카리로 요기를 해본다.. 역시 체질에 안맞는다.. 단것과.. 음료수는..ㅎㅎ

요즘은 시골학교가 더 좋다.. 애들을 통학 시키려고 차가 기다리고 있다.

애들을 확인한 수 떠나는데.. 걸어서 등하교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학교에서 통학을 시키고 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의 열정은 세계 어느 부모보다 큰데..세상을 이끌어나가는 미국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내 아이들에게 똑같은 교육을 받게 하면서..난 뭘 기대하는 것일까..

아이들이 행복하게 놀고 공부할 수 있는 것.. 환상일까..

다시 패달을 밟는다..

 

 

해미읍성이 반가이 맞아준다..

아직은 축제기간이 아니라..별 사람들도 없고..조용한 소도시다..

공군아이들이 조금 보이고..

월요일이라..더 조용한 것 같다..

해미성지는 순교성지이다.. 많은 사람들이 둠벙에 빠져죽고..

더 참혹한 것은 자리개질을 해서 죽였다.. 돌에 사람을 볏짚털듯이 패대기쳐 죽이는 끔찍한 형벌이다.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수천명의 순교자가 해미에 뭍혔다.

해미성지에 그 돌이 보존되어 있는데.. 무릅꿇고 기도를 하고 왔다.

그 분들 덕분에.. 종교의 자유를 갖고 사는 삶에 감사를 드린다.

 

 

 

 

지인들의 응원메세지를 받으면서.. 이틀째..

자전거도 쉬고..나도 쉬고..

목삽겹 이천원어치 사다가 김치찌게로 먹었다. 물론 수면제와 함께..

 

주행거리 : 73.7km

주행시간 : 4시간48분34초

평균속도 : 15.3.km

누적거리 : 180.54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