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자전거여행

[자전거여행]전국일주-1 출발이다

석스테파노 2009. 4. 29. 14:21

4월 5일 일요일 날씨:맑음

 

새벽까지 환송회에 몸을 맡겨 피곤도 할텐데..아침이 되니 눈이 팍! 떠진다..

 

먼길 떠난다고 환송회해준 구역식구, MTB 식구, 성당식구에게 너무 감사한다.

아마도 이런 환송으로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근데..새벽까지 퍼먹이는 것은 좀(?) ㅎㅎㅎ

 

아침을 먹여 보내려고 스테파니아의 손놀림이 부단하다.

화린이에게 수첩하나 부탁해서 메모장을 하나 얻었다.

이번 여행에서 일기처럼 사용하게 될 것이고..

계란두개 삶아 간식으로 챙기고 애들 학교 보내고 9시20분이 되서야 출발한다.

 

아내가 찍어준 출발샷!

썬크림을 발라 뭔 화장한 것 같은 얼굴에..포부는 당당하다..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출발..

가자! 아자! 빠샤!..

그런데 웬지 뒤통수가 뜨거워 진다. 스테파니아와 눈을 마주치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앞만보고

달려나간다..

결혼생활 14년째 연속으로 20일이상을 떨어져 본적은 없었는데..

집떠나면 개고생이라는 선전때문에..

전국일주 자전거 여행이 줄어들었다는 뜬소문(?)을 가볍게 무시하고

밟아본다..

양가에는 거의 통부하듯..자전거 여행간다고 하니 참 기가막혔을거다..

 

 

 

 

일산을 뜨겁게 해주는 열병합발전소..

이쯤오다보니..방석을 챙긴다는 것이 생각났다..두고두고 그 방석이 아쉬웠다..

쉴때 차가운 시멘트바닥이 싫어 거의 서있었는데...이그..

 

 

행주대교를 넘어가기 위해 능곡동 밭길로 들어서는데 헐..

뭔 물이 가득차있다. 보행자가 있었다면 어케 하려고 하는지..무책임한지고...

 

 

범인들은 아마도 제2자유로를 만들고 있는 넘들 같은데..물증이 없다..

행주대교까지 밀리지도 않는 자유로를 또 만든다고 하니..참 한심하다.

서울까지 접근만 편리하면 땅값이 올라기니..

파주와 교하등지에 열심히 만들고 있는 아파트단지를 위해서라면..

논밭 갈아엎고 도로를 만들어야겠지...

 

 

 처음으로 행주대교를 넘어 강서안내센터에서 쉰다. 새차를 해서 아주 새거같다..ㅎㅎ

이런 기분으로만 계속 간다면 지구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자만심이 생긴다. 불과 며칠 되지 않아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이때는 힘이 넘쳐났다.

 

행주대교 하니까 생각난다.. 잔차탄지 얼마되지 않아 행주대교를 넘다가 일련의 팀들과 조우한다.

잘 넘어가다 젤 마지막에 한넘과 핸들이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난 멀쩡했는데 상대방을 무릅

이 까졌다. 안경을 벗어보니 나이는 나보다 많아 보인다. 잔차가 900만원이 넘는다나..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지만..때거지로 가는 넘들이 우선이 되어버린 행주대교에서의 첫 사고였다.

옷값이니 뭐니 해서 25만원을 물어주었다. 잔차 900만원타는 넘이 그돈 받아쳐먹고 새옷에 새장갑

끼고 행주대교를 넘을텐데.. 언젠가 마주친것도 같고.. 자전거 보험을 들게해줘서 너무도 고마운

그넘이 딴넘한테 고마운 생각이 들었으면 한다.

 

해서.. 행주대교 넘을때는 무조건 양보(사실 겁이나서..ㅎㅎ)한다.

 

 

안양천 분기점을 지날때 한강에서 훌치기로 고기를 잡는 사람이 있었다. 일명 사기낚시..

꼬리에 걸렸는지 한참을 실갱이를 하다 꺼낸다. 다시 놔주는 것을 보고 안양천으로 고고싱...

 

 

 

 아침에 삶은 계란을 안양천에서 하나 꺼내먹는다..자동으로 껍질이 깨져있었다.

마침 한 라이더가 유심히 가방을 둘러보다가 말을 건다. 김봉용님. 나보다 연상으로 보이는데

월드컵경기장을 간단다. 전국일주에 관심이 많다하여 손폰번호교환하고 나중에 불로그 주소 알려

주겠다 약속하며 헤어졌다.

전국일주 첫 만남이었다.

 

한참을 안양천을 따라 내려가다 배가 고프다.

잠시 자전거 도로를 벗어나 안양2동 대우아파트 상가에서 볶음밥을 시켜먹는다.

 

 

그럭저럭 먹을만 했는데.. 왜 볶음밥이 땡겼는지..ㅎㅎ 사실 먹을만한 식당을 발견하지 못해서였고

열량을 좀 더 높여보자는데 합의한 것이 요 음식이었다.

 

 

군포까지 잘 내려가다가..자전거 도로가 막혔다... 끝까지 타지 못하고 도로로 올라가야 한다.

넓은 도로에 자전가가 가야할 곳은 거의 바깥쪽..그것도 울퉁불퉁.. 도보는 공사한다고 파헤쳐

놓고.. 전국을 자전거 도로로 연결한다고 떠들지말고.. 갓길이나 잘 정비해서 잔차가 다닐 수

있도록 하고.. 보도와 보도 사이에 턱부터 없애야 한다.

 

 

 

좀더 가야 발안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새로생긴 도로가 보인다.

발안-봉담이라는 팻말을 보고 바로 꺽었는데..허걱..

30만원이하 벌금이란 말과..아에 자전거 통행금지라고 써있어서..

포기하고 원래 길로 갔다. 성균관대로 빠지는 길보다 빠를 것 같았는데..

자동차 전용도로에 대해서도 상당히 불만스럽다..

이것은 다음 여행기에 언급하기로 하자..

 

 

지지대고개를 넘어..할딱할딱 거리는 숨을 고르러 지지대 쉼터에 들렸다.

짐을 싣고 달리는게 평지는 상관없겠지만.. 오르막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다리힘이 문제겠지..ㅎㅎ  화장실에서 큰시름하나 덜고..

성대지나 발안으로 향하던중.. 물이 떨어져 주유소에서 찬물 얻었다. 계속된 여행 중 고마운 분들이

많았는데..그중에 주유소 사장님과 직원분들에 정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화장실과 마실물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특혜가 아닌가 싶다.

 

 

오목천 사거리를 좌회전해서 발안길로 접어드는데 한 라이더가 불러세운다.

아마도 참외파는 여사장님한테 얻어먹고 있는 중인데 부른것 같다. 나도 하나 얻어먹는다.

달고 맛있다. 그 라이더는 처가집을 간다는데 넉살도 좋다. 담에 차로 갈때 꼭 한봉다리 사주리라.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얻은곳이 도로를 설계하던 용역회사였다. 국도 확포장을 처음 설계

했는데..바로 43번 국도 발안~수원간이었다. ㅎㅎ 좁았던 길을 넓히고 노선을 수정하고 직접 현장

조사도 하면서 다녔는데 그길을 자동차가 아니라 자전거로 간다. 그때 설계할때 전혀 생각지 못했

던..자전거..ㅎㅎ 설계 잘 못했다.

일요일이라 수원으로 올라가는 차들이 밀린다. 발안쪽은 시원하다. 시간과 노선을 잘 선택했다.

발안저수지도 물이 꽤 많다. 낚시꾼들이 보이던데..봄붕어의 손맛이 기억난다. 낚시를 끊은지 너무

오래되서..기억도 가물할 것 같은데.. 각인된 느낌의 기억은 죽을때까지 가나보다.

 

 

 

 

한참을 다려 안중성당에 도착했다.

사무실을 찾아 숙소와 식당을 물어봤는데..별로 소득이 없다.

순례객이든 여행객이든 같은 신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갖고 있는 것도 좋다고 본다.

어차피 그동네 사람들아닌가.. 무뚝뚝한 대답에 돌아서서 나오는데 그래도 성당은 참 넓고 좋다.

우리성당보다 부자가 많은가보다..ㅎㅎㅎ

 

 

 

 식당찾기도 귀찮고..모텔에 들어가기전 마트에서 장봐서 챙겨간 코펠과 버너로 해먹었다.

꽁치통조림을 아주 좋아하는데..김치가 맛이 없으니 별로다.

아침일찍 가야하므로 수면제 2병 들이키고 잠들었다.

 

첫날치고 좀 달렸다.

 

주행거리 : 106.83km

주행시간 : 6시간09분

평균속도 : 17.3km/h

누적거리 : 1756.8km(출발시 165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