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자전거여행

[자전거여행]전국일주-3 해미에서 웅천으로

석스테파노 2009. 5. 4. 15:45

4월7일 화요일 날씨 : 맑음

 

담배냄새가 찌든 여관방에서 이틀을 보내보니...정말 집생각이 난다..

하기사..담배필때는 여관방이던 내방이던 상관없이 빨았었는데..

살아가면서..반성은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말라고 했건만..

담배를 피었던 17년 몇개월은 정말 후회스럽다..

배우지도 가까이하지도 않았어도 좋았을....담배..

 

  신자라도 하던 노부부의 배웅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선다.. 동이 터 올라.. 길을 비춘다.

해미를 출발해서 29번 국도로 진입한다..

갈산면에서 40번 국도로 우회전해서 갈산터널을 지나야한다.

 

 

 잠시 낚시가게에 들러 간식거리를 사면서 물을 얻어본다..헐.. 수돗물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본인이 그렸다는 바닷가 그림을 담아본다..

페인트로 그렸다는데..수준급이다..

아직 이른 봄이라..

입질은 뜸하다고 한다..

 

 

 

첫 터널이었지만..워낙 일찍이라 차가 없었다.

무사하게 넘어서서 광리교차로에서 40번 국도로 갈아탄다.

이젠 천북을 지나 보령을 향해 간다.

 

 

항상 그렇듯이 쉽게 표지판에 있는 지명을 갈 수 없다.

군사지도에는 자세하게 고개가 표시되어 있는데..민간 지도에는 큰 고개들만 나와 있다..

다음지도에는 미시령 같은 고개만 있다..ㅎㅎ

체중 82kg(출발당시) + 잔차 11kg로도 힘든데..뒷바퀴에 패니어와 짐 10kg킬로 뒤로 쏠리니..

113kg로 오르막에선 정말 죽을 맛이다..

그래도..존심이 있지..미시령은 모르지만..절대로 끌바를 하지 않겠다는 악과 깡으로

오르고 또 오른다..

 

보령을 들어가기전에 천북면을 만나게 되는데..

보령방조제가 있다. 

 

 

폼잡고..보령방조제인줄 알고 열심히 셀카를 했으나..이건 천북 굴구이단지로 넘어가는 방조제다.

아주 썰렁했다..

굴을 쌓여있는데.. 평일인데다가 오가는 사람도 없으니..

기웃거려봤는데.. 호객도 하지 않는다..

붙잡았으면..굴구이에다 한잔 걸치고 정자에서 한숨 쉬고 가려했건만..

역시..솔로는 외롭다..ㅎㅎ

 

 

천북으로 들어가는 중간에 쉬어본다..

통나무건축학교가 있나보다.. 옛날에야 큰 나무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죄다 수입된 나무로 밖에는 집을 만들 수 밖에 없다.

자연친화적이라고 할 수는 있으나 베어진 나무를 생각하면 그리 맘에 들지 않는다..

폐목을 이용해 친환경 소재 접착제로 나무를 재생해서 쓰면 어떨까..

이미 있나? 있으면 좋구..

혼자 다니다 보니 별 생각을 다한다..ㅎㅎ

 

 

천북 삼거리를 지나 보령방조제를 넘어 갈매못 성지로 간다.

갈매못은 흥선대원군이 5명을 처형하였던 곳이며, 외국인 주교와 순교자를 당시 수군훈련장이던 모래사장에

참수하고 매장하였던 곳이다.

 

 

대성당은 2층에 있고 넓은 성지가 오천항과 바다가 보이는 좋은 위치에 있다.

미사는 시간이 늦어 참례하지 못하고..

성물방에 들려 1단 묵주를 하나 샀다. 

나의 아내 스테파니아가 선물해준 묵주가 자전거타다 넘어지면서 약간 금이 갔는데..혹여 해서 하나 더 준비

하고.. 신부님께 축성도 받았다.

갈매못성지 사무장님이 말을 건다.. 15년전에 자전거로 전국 성지일주를 하셨단다..

대단한분이었다. 여러가지 정보도 주시고.. 전국성지소개서를 주시겠다고 했는데..고맙지만 사양하고..

일주코스중에 가볼만한 곳을 소개받았으나.. 이곳 처럼 잘 되어있는 성지는 별로 없었다.

순교이 역사가 이땅에 천주교의 역사가 된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목숨을 버리면서도 지켰던 100년도 전에 사신 분들이 정말 존경스럽기만 하다.

 

 

 

저분도 자신의 십자가를 지시고..

돌을 던지고 매달라고 소리지르고 손과 발에 못을 박은 인간들을 용서해다라고 청하며 돌아가셨는데

난 이렇게 초만 밝히면서 소원을 빌고..어느 한편으로 죄송함도 든다.

무사히 완주하고.. 가족품으로 돌아가 새로운 일을 찾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빌어본다.

 

 

사무장님이 가르쳐준 지름길로 가본다. 오천면까지 돌아가지 않고

보령화력발전소로 가다가 해안도로를 타고 가면 보령을 우회하는 도로를 바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610번 지방도를 타고 발전소 지나서 힘겹게.. 지나 고개를 오르니.

고정리 정상에 식당이 보인다...하숙도 하고.. 아마도 발전소 공사장 인부들이 많이 있나보다..

오천원의 만찬이 너무 맘에 든다.. 있는 반찬 싸악..비우고  지도책도 보다가..

길을 나섰다..

이 식당이 지금도 기억난다.. 이보다 못한 육천원짜리 밥을 먹을땐..정말 목이 메였다..ㅎㅎ

 

 

주교면 송학리로 가기전 버스정류장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저 깔게는 정말 잘 가져왔다..오케이*컴에서 싸게 샀는데..

담배 찌든 냄새나는 여관에서 침낭 밑에 깔고 자기도 했고..저렇게 휴식을 취할때 그냥 깔고 누워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다..

 

 

송학저수지 가기전 해안도로로 빠진다..

주교면장님이 관광객을 위해 만든 정자가 아주 맘에 든다.. 주차장도 있고..앞엔 모래사장이라

해수욕도 가능하고.. 관광철엔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 싶다..

카페가 있어 잠시 들러 바닷소리를 담아봤다.

손님이 있을까 싶었는데.. 여자 셋이 나온다.. 식사와 차를 하러 왔나보다..

 

 

 

 

파도소리가 너무 좋았다.. 들어가 차한잔 하고 싶었지만..

갈길이 바쁜 마음에 패달을 밟는다..

해안도로와 연결된 방조제로 들어서서 냅다 달려본다..

평지에선 조금 속도가 나오긴 하지만..역시나 25km/hr를 넘기가 어렵다..

이그.. 체력이 이래서야..ㅎㅎ

 

 

보령종합터미널로 향하는 길에..잠시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워 산책하시는 노인장께 길을 물으니..

얼른 올라오란다..길이 위험하다고.. 제방위에서 자전거 탈 수 있다고 하신다..

끌바(여기서 끌바했다..ㅎㅎ)로 제방위로 올라서니..

잘 만들어진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있다.. 감사의 말씀을 전하니 총총 가신다..

뒷모습을 보면서 건강하시라는 기원도 잊지 않았다.

 

 

잘 타고 나가다가..헉! 꼭 이런 넘들이 있다..

주차하는 것을 보면 그 쥔의 매너를 알 수 있다..이런 썩ㅇㄴ하면서 번호판까지 찍을까 하다가..

참았다..

이명박대통령이 전국에 돈을 퍼부어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 돈에 1%만 전국면허시험장에

써봤으면 한다. 나도 운전을 하지만.. 보행자와 자전거가 우선이지.. 차가 우선이 아니다..

자전거를 보면 달려드는 그 이상한 심뽀와.. 무식하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이 들이대는 넘들..

수신호를 해도 무슨뜻인지 몰라서 추월을 하는 황당한 경우에..정말 아찔한 순간이 여러번이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운전을 하는 사람들도 안전한 주행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저런 넘들 차는 견인해서 벌금을 팍팍 물려야 한다..(아직도 분하네..ㅎㅎ0

 

 

남포면 옥서리의 이어니재를 오르니 정상에 보령 국민보도연맹 희생지 추모공원이 있다.

숨이 탁탁 막혔는데..약수가 있어 열심히 마셔대고..정말 시원했다..

둘러보니 위령탑이 있어서 사연이 있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 6.25의 상처가 있었다.. 적도 아닌 아군에게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하는데..

지금도 총칼만 없을 뿐이지 서로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무뇌아들이 차지하고 있는 여의도를 보면서

좀 달라진 나라가 되길 기원하고 내려간다.

 

 

서천까지 가고 싶었지만..힘들다..

하루에 두시간이상씩 안장에 달련을 시켰다면 좀 덜했겠지만..ㅎㅎ

전복사고로 다친 후 몇개월을 못탔으니..

안장위에서 이리저리로 엉덩이를 옮겨보지만..거기가 거기다.. 정 못참겠으면 내려서 쉬는게 최고고..

조금씩 조금씩 단련을 시켜야했기에..정말 힘들때 까지 참았다..

특히 오르막은 무게 중심이 따~악..회음부에 집중적으로 무리를 준다..

평상시야 성*대라고 하지만..잔차를 탈때는 취약부다..

고개를 오를때..다리가 힘들고 숨이차서라기 보다..따~악 거기가 너무 아파서 정말 울고 싶을때도

있었다..

 

웅천에 들어서서 보이는 모텔에 방을 잡는다.. 여쥔장이 방값도 오천원을 깍아준다.. 너무 맘에 들었

던것은..욕실에 빨래비누가 있었다..ㅎㅎ  석재가공공장이 많아서인지.. 목욕탕까지 같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언젠가 싸이클*이라는 사람도 묵었단다.. 창문 활짝열어..환기를 시켜놓고.. 바로 옆에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

 

 

벨기에인지..하여간 먼나라 삼겹살을 먹었다.. 다이옥신 걱정도 있었지만..그냥 먹었다..

고기는 참..맛이 없었다.. 반찬은 좀 있었는데.. 가리고 말것도 없었다.

생각만큼 양이 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두공기씩 먹었다는데.. 그정도로 열량소비를 못해서인지..

잘먹고 다니라는 아내의 메세지를 보면서..

참이*을 따라 놓은 술잔에..내 이슬이 떨어진다...

이밤도 참 길고 긴 밤이 되겠다...

맥주사서 들고 들어가 한잔 더먹고 잤다.

 

자기전.. 휴대폰 충전을 하려는데..헉.. 어제 잠잤던 거북장에 충전시켜둔 밧데리팩이 기억났다..

아.. 이젠 별걸 다 잃어버린다.. 버프도 한장 잃어버렸는데.. 다시 갈 수도 없고..

맘 정리하고..다시 누웠다..

아..정말 잠이 않온다..

불면증은 없는데..zzz

 

주행거리 : 82.2km

주생시간 : 5시간 20분

평균속도 : 15.3km/hr

누적거리 : 1914 - 1650 = 264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