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요리중/맛있는 요리

낙지대가리를 품은 아귀탕..그 시원함이란

석스테파노 2013. 5. 27. 08:00

아귀는 불교에서 늘 굶주리는 귀신이다.

탐욕이 커서 죄를 많이 지은 자가 결국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입과 배가 크지만 그 목은 바늘구멍처럼 작아서 늘 배고픈 고통을 겪는 아귀로 태어난다..

윤회설인 불교와 달리 부활을 믿는 카톨릭에선 연옥을 떠도는 영혼이겠다.

생긴것도 무섭고 껍질은 미끈미끈해서 이걸 어째 먹나했는데

언젠가부터 우리곁엔 아구찜이나 아구탕이 잘 보이게 된 생선..

깊은 수심에서 살다보니..살이 딱딱해선 살 수 없었으리라..

비타민 A와 E가 많으며 황태보다 더 시원함을 준다고 하니..

해장으로도 그만이고 영양식으로도 그만인 생선이 되겠다.

거기에 뭔가를 더 추가하면..아주 굿..푸드가 되리라 믿어본다.

행복중심연합회 서포터즈로 협찬받은 냉동아귀..시원한 지리로 만들어보자.

 


생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귀는 토막된 냉동아귀이다.

냉동된 생선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갖고 있었지만

생선장사까지 해본 절친에게 배운 정보는 어리버리한 생물보다..

싱싱한 상태도 냉동된 생선이 더 좋다는 이야기...


시원함을 살려줄 미나리와 콩나물..

콩나물은 냉장고에 떨어지지 않는 해장재료..ㅋㅋㅋ


다시마 표고 디포리 철원표 무를 우려낸 육수를 기본으로 하고..

콩나물에 육수를 부어 팔팔 끓여준다..

콩나물은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요리재료다..

그 자체만으로도 해장이 가능하지만 육수에 한번더 투하되면 그 국물이..

정말 끝내준다..ㅋㅋㅋ

거기에 왕바지락까지 합세하면 더이상의 육수는 바라지도 않겠다.

토막으로 잘 손질되어서 냉장고 해동뒤..살짝 물에 씻어서 올려주면 되고..

준비된 채소를 넣어주면 아귀탕은 가볍게 완성..

매콤함과 개운함을 살려줄 청양고추 넣고 까나리액젓으로 마무리... 

 

 어릴때는 벌건 매운탕류가 좋았는데..

언제부턴가 맑은탕..지리가 더 좋다..

맑은탕은 그 재료의 싱싱함이 맛의 관건인데..잘가던 식당을 발을 끊게 만드는 것도

바로 어설픈 생물로 지리를 내놓았을때이다..

갑자기 대화동 *초밥집이 생각난다..ㅠㅠ

참 맛있게 하던 집이었는데..맛간 대구로 지리도 없애고 매운탕으로 하다 제대로 걸렸다.

다신 안간다..ㅜㅜ



한결같은 자세로 음식을 만들기는 어려울것이다.

집밥을 하다가도 정말 귀찮을때도 있고

맛이 변할때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최소한 재료에 대한 신선함은 지켜야한다.

재료불변의 법칙..좋은 재료는 요리가 어설퍼도 그 맛은 신선하다.

재료가 아까워도 맛이 가면 과감히 버릴 줄 아는 그런 식당이 맛집이다.

 

일전에 화끈한 낙지볶음을 할때..

낙지 대가리를 어딘가 입양했는데..고거이 바로..

요 아귀탕에 퐁당시켰다.ㅎㅎ

개운한 육수에 낙지의 협찬으로 품격이 한층 높아진 탕으로 승격된다.

두가지 재료 모두 냉동이만 냉장고에서 잘 해동시켜서 요리를 해보니

생물 못지 않은 깊은 맛을 낸다.

요 아귀탕은 주말 옆집 형님네가서 국물까지 싸악 없어졌다는..ㅠㅠㅠ


낙지대가리 세개를 품은 아귀탕에 행복함을 느낀건 인간들이었다.

늘 인간을 위해 생명을 잃은 모든 농수산물에 감사들 드린다.





 

본 포스팅은 행복중심생협연합회 서포터로 선정되어 협찬받은 냉동아귀를 활용하여
조리 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