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제철인 생선 중에 병어가 있다.
병어는 작은것은 보통 세꼬시로 큰 병어인 덕자는 회나 조림으로 많이 먹는다..
흰살 생선이라 비린내가 적고 잔뼈가 적어 발라 먹기도 좋고..
특히 내장도 작아 손질하기도 쉬우며 잔비늘만 잘 손질하면 냉동실에 한참 있어도..
생물과 같이 육질이 변하지 않는 좋은 생선이다.
이런 병어를 먹기 시작한지는 몇년 되지 않는다..
특히 덕자는..
지인 덕분에 참 좋은 생선도 많이 접하게 된다..
여름 보약하면 민어를 많이 쳐주는데..
글쎄..개인적인 생각엔 민어와 덕자를 쉽게 선택하기 힘들겠다.
아쉬운것은 몇 남지 않은 연근해 어종인데 어획량이 들쑥 날쑥이라는 점이다.
자연을 보호하지 않고..새끼도 죄다 잡아족치니 어디 살아남을까..
어릴때 개사료로 주던 동태 대가리도 지금 수입산 보다 더 컷다.
기온과 수온이 점점 올라 철원에서도 사과가 되니..
바다야 오죽할까...다 자업자득..이젠 덕자 구경할 날도 멀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맘잡고 냉동실 청소를 해본다..아마 철이 몇번이고 지났을 떡이며 옥수수는 어찌 못하고..
나물과 생선류를 일단 해치우기로 한다.
그중에 가장 늦게 선택된 녀석이 바로 이 덕자 되겠다.
아마도 몇달은 족히 넘었을 덕자..
한마리는 금방 해먹었는데..남겨둔 이녀석이 냉동실을 떡허니 차지하고 있어..
다른게 들어갈 자리가 부족하다..
미리 손질해서 얼린거라 냉장실에서 해동을 하고
눌러서 얼음기가 빠져 무 썰어 깔고 얹어본다.
조림에 쓸 육수를 빼주시고..
양파와 다진마늘..철원표 청양고추가루와 다진 파 송송..
역시나 철원표 간장과 맛간장(게장간장) 매실청과 참기름 살짝..
욱수를 부어 간을 보고..딱 좋다 싶을때 부어준다..
이제 조릴일만 남았다..
유통기한 지나 술만 헐떡이는 콩나물 한봉지 집어든다..
얼른 얼른 먹어줘야 하는데..그게 참..
잘 씻어서 건져둔다..
어느정도 익었을때..
무와 위치를 바꿔주고..
새송이 있던거 찢어서 넣어주시고..
콩나물 얹어서 뚜껑 닫아 비린내 없을때 까지 폭폭 끓여주면..
맛난 덕자조림..콩나물 찜까지 만들어진다.
잘 익은 무와 콩나물 버섯 얹어주시고..
덕자 턱 허니 올려 놓으니 접시에 꽉 찬다..
인간을 위해 기꺼이(사실 횡사지만) 생명을 던져준 고마움에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냉동한지 시간이 좀 지났어도..푸석하지 않고 부서지지 않는 단단함이 살아있다.
큰 병어인 덕자..참 맛난 생선중의 하나이다.
살성이 찰진 덕자는 그나마 냉동실에서 잘 살아있었다..
도치는 말라서 그 맛이 나지 않았지만..
덕자는..정말 좋은 생선이다..
올해는 큰 덕자가 없었다는데,..그나마 다행이다.
지인덕에 이리 맛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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