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떡복이가 떡복이의 시초라면..
마복림 할머니의 신당동 떡볶이는 민중화의 원조이겠다.
어릴때 신당동 근처인 금호동에서 살다보니..
말도 많이도 들었건만..정작 신당동 떡볶이는 군대까지 다녀와서야 먹어봤다.
그리 배고프게 살지는 않았지만 학교앞 오뎅과 떡볶이를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용돈이면
아마도 떡볶이가 입에 일찌감치 맞았을 수도 있을까 싶다.
왜..국민학생한테 백지수표를 주시냐고요..가게에 거스름돈이 없어서
맨날 못사먹었다는..ㅠㅠㅠ(언제쩍~ㅋㅋ)
그 투박한 맛의 동네 떡볶이와는 차원이 달랐던..
그 신당동 떡볶이의 추억으로 들어가본다..
근데..딱 한번 먹어보긴 했는데..
그 정신없는 음악소리와 떠드는 디제이넘..
깔깔대는 계집아이들의 소리에 얼굴이 벌게져서 후다닥 먹고 나왔던..
참..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했던 아련한 추억의 맛..
지금처럼 넉살이라도 좀 있었으면..소시쩍 풋사랑의 추억이라도 있었겠건만..
에이..역시 이훤과 같은 삶을 살아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난..태양..
작렬하는 알콜향기를 맡으며 살아야만 하는 달..울 마눌님..
그럼 술을 품은 달이 되나..ㅠㅠ
맛나게 드소서..ㅋㅋㅋ
스덴에 미쳐서 지름신 강림하시어 지른 사각팬..ㅋㅋ
요럴때 아주 잘 써먹긴하는데..일년에 몇번..ㅠㅠ
그래도 떡볶이는 널찍한 판에 조려먹어야 제맛이다..
깨를 갈아서 뿌렸더니 사진이 영..
늘 준비된 여성민우회 생협표 야채와 어묵.. 떡볶이떡...
옆집 형님네와 간만에 같이 먹어야해서.. 장정 다섯에 마눌님 둘..루치아까지 함 8명분을 해본다. 갖은 야채 송송 쓸어넣고..계란도 삶아서 넣고..
스텐 웍에다도 같은 양의 재료를 똑같이 넣어준다. 어지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다..
삶은 계란 하나가 부족한 웍과... 사각팬에 모든 재료를 때려 넣고..
다시마 표고 디포리 무까정 넣어서 팔팔 끓인 육수.. 이 셋이 렌지에 올라가니 틈이 없네..틈이..
육수와 고추장 약간의 된장..물론 모두 철원표이고.. 고추가루와 다진마늘 백야초 액기스까지 철원표로 도배하고.. 요기에 생협표 간짜장 소스를 넣어준다.. 황금비율인지도 다 공개되었다곤 하지만.. 내입엔 내 멋대로가 젤이니까..ㅋㅋ
야채도 잘 익고..어묵도 통통하게 떡도 부드러워지니 온 집안에 신당동 분위기가 난다..
마지막에 깨와 후추를 살짝 갈아서 뿌려준다.. 그땐 사먹을 수 없었기에 부러웠던 신당동 떡볶이.. 그래서 더 아련한 맛도 나나보다.. 떡이 싫어도 야채와 어묵과 계란만으로도 훌륭한 안주가 된다..
모자를까봐 떡국떡도 넣었더니 역시 다행이다.. 고딩들인 옆집 아이들은 청소기 수준이다.. 어른들은 막걸리와 맥주로 안주삼아.. 식사겸..반주겸.. 아이들은 열심히 먹고..또 먹고..
그나마 사진이라도 있으니 흔적이 남을지니...
저 많은 떡볶이를 어찌 다 먹었는지.. 지금봐도 미스테리다..ㅋㅋ 두 마나님께서 넘이 해드리니 아주 열심히 맛나게 드셨다는.. 휴일은 마눌님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화살을 피해가는 지름길이다.. 담엔 깨와 후추 갈아 넣고 사진을 담지 말아야겠다... 별로 이쁘지 않네.. 그래도 어쩌랴..고소함과 향긋함이 든든하게 뱃속에 남았으니.. 한끼의 식사를 이웃과 함께하며 한바탕 수다를 떨었더니..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생긴다.. 만약..이걸 마눌님이 다 차리고 치웠다면..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눈치를 봤겠지..아... 신당동 떡볶이의 아련한 추억.. 오늘의 행복으로 덮어두고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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