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시작한지 2년째가 되어갑니다..
낚시를 좋아해서 대충 끓여먹는 찌개나 술안주 정도는 했었는데..
거의 인스턴트에 약간 가미하는 정도였지요..
본격적인 요리라고 하는 것은..
인생의 쓴맛을 보고서야 시작되었습니다..
절친인 이슬아빠님와 참 비슷한 경험이네요..
졸업하기전에 취직한 직장을 시작으로..
늘 말이 좋지 창립맴버로 개고생하다 어느정도 커지면 이직한게 몇번..
그땐 날 몰라주는게 너무 섭섭해서 이직을 했지요..
나름 능력있다고 자부하고 살며 자존심 하나로 버티었습니다..
그게..그땐 참 잘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지요..
세상은 변화하고..변화속에 또다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제자리에서 머물고 있는 저에겐 기회는 바늘구멍이 되었지요..
그러면서 우물속에서 우물밖의 개구리들을 욕을 했습니다..ㅋㅋ
정신을 차려보니..나혼자 저만큼 뒤로 가있었고..
모든 탓은 내 자신인데..남들 탓을 하며 뼈를 묻을 것 같았던 직장을 그만둡니다..
그때 만난게 요리였습니다..
환불과정인 요리학원을 선택했는데..
처음부터 요리를 가르쳐준게 아니라..설거지와 정리정돈을 가르쳐주더군요..
그 선생님..참 고마웠지요..
머리는 이부로 밀고..제 나이를 둘로 나눠도 안되는 어린친구들과 함께 배웠는데..
많은 배려를 해주시더군요...
주어진 짧은 시간에 요리하며 선생님의 강평이 끝나면 담아가 담날 아내의 도시락 반찬으로 해주었지요..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에서..
고기도 밑간이 되어야하고..양념도 넣는 순서가 있고..
혼자만 잘나선 맛이 나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맛깔난 음식은 주재료와 보조재료..그리고 적절한 양념이 필요하고..
뻣뻣하게 고개를 세워봐야..소금에는 다 절여짐을..
동태찌개에 동태만 덜렁 있어서는 절대로 맛이 나지 않음을..
어울어짐이 요리지..독불장군은..회나 쳐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ㅋㅋ 늦게 나마 정신차린게 다행이네요..
이런 이야기 하려고 시작한게 아닌데..ㅋㅋ
이슬아빠님의 글을 다시 읽어봤더니 에이..도움이 안된다니깐..ㅋㅋ
요리하면서 블로그 하면서..갖고 싶은게 많아집니다..
그렇다고 척척 살 수 있는게 아니니 눈팅이나 하면서 삽니다..
그러다 마트에서 세일한다는 팬을 사고 얼마나 기뻤는지..
이름있는 팬들은 손도 못대고 몇번을 두리번 거리다 만나 팬....
만구천구백원이 팬의 가격이었지만..천 십만원짜리 팬 보다 소중했습니다..
그 편수팬으로 첫 요리를 했을때는 늘 행복을 줄 것으로 생각했지요..
가슴떨린 새팬 첫요리를 보시려면 => http://blog.daum.net/stephnos/3394189
그러다가..사고를 치게 됩니다..
어떻게되었냐고요?
이렇게 되었습니다..
음주요리중에 깜짝 잠이 들어서..저리 되었습니다..
구연산에 2주를 담궜는데도 별 효과는 없네요..
바깥쪽도 변색이 되어 뭔 구리팬처럼 되었네요..ㅠㅠ
마지막으로 소다 듬뿍 풀어서 함 닦아봅니다..
뭐 기대는 않했지만..역시나 겉만 살짝 벗겨졌을뿐..
열화에 의한 상처는 회복되지 못하네요..
손잡이와 같이 반짝반짝 빛나던 팬이었는데..
눈물을 머금고..담주 재활용 버릴때 고이 보내줘야겠습니다..
돈보다도..
순간의 실수로..한눈을 팔아서 생명을 잃은 팬에게 너무도 미안합니다..
둘이 눈이 맞아 우리집에 올때만 해도 얼마나 행복했을까..
많은 요리를 해서 온 가족에게 이쁨 받고..평생을 함께 할 꿈을 꾸었을텐데...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또하나를 배웁니다..
모든 원인과 이유는 나자신에게 있음을요...
실패를 했든 아픔을 격었던 그 원인은 다 내 탓임을..
미사 때마다 내탓이요 내탓이요 반성을 했으면서..
정작 진정한 맘으로 내탓이라 알지 못했던 교만함..
팬에겐 미안하지만..고맙습니다..알게 해주어서..
요리는 또하나의 인생입니다..
가족의 사랑을 느끼고..행복을 느끼고..
절친들이 생기고..
아픔을 받으면 받지..절대 주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기쁨을 주고..따스함을 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래서..
요리는..
행복입니다..
팬아!..정말 미안해..잊지 않을께..네가 준 교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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