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많은 부모님을 모고 사는것도 아니고..
마눌님이 펑펑 돈을 버는것도 아닌데..
백수한테 란딩을 하자고 전화가 온다..
'담주 수요일 시간되세요?' 미누아우의 반가운 목소리..ㅋㅋ
백수가 남는게 시간이고 만드는게 시간인지라..
그나저나 민폐가 되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운동 손놓은지 몇달인지도 모르고..골프라는게 연습없이 되는게 아니기에..
골프를 배운지 얼마나되었는나...한 5년?
중간에 디스크 수술을해서 1년을 쉬었으니.. 살이 너무 붙어서..망가지기도 했고..
배울때 좋은 선생님 둘을 만나 잘 배웠다..
지금은 시집가고.. 그 연습장 사장님이 된 두 남녀선생님들한테 고마울 따름이다..
새벽 3시.. 눈이 떠진다..이그..한두번 아침골프를 간것도 아니구만..
너무도 일찍 떨어진다.. 긴장은 되나보다..
자전거를 타면서..자연스럽게 골프가 멀어졌다..
일단 돈이 너무도 많이 드는 운동이고..아니 운동이라기보단 사치놀이에 가깝다..
셀러리맨들 한 세달은 용돈을 아껴야 서울근처 골프장을 갈 수 있고..
거기에 주말골퍼라면 4명이서 100만원도 넘게 쓰는게 사치가 아니고 뭔가..
그래도 골프장을 가보면 정말로 부자들 많다..
외제차에..입은 옷이며 고급골프채에.. 평일 대낮에 남녀들이..줄은 선다..
돈많아 골프치는거 배아파하지 말자..
나도 한때는 저들 틈에서 웃고 떠들고 그랬잖아..ㅋㅋ
5시반.. 미누아우의 차로 출발한다..
이런 이야기 저런이야기.. 꼭두새벽에 일어나 왔을텐데..
동반자를 일일이 전화해서 깨운다..참 부지런한 사람이다..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구리로 중부를 탄다.. 새벽이라 차들도 한산하고..
시원하게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충주로 들어간다..
오랫만에 와보는 충주...
미누아우가 군생활을 했던 곳이란다..
동반자둘은 새벽까지 퍼마시고 대리까지 시켜서 도착을 했다..
참으로 대단한 체력들이다..ㅋㅋ
캐디군이 두장을 찍어주었는데. 지금보니.. 살이 빠지긴 빠졌다.. 바지가 헐렁한거 보니..ㅋㅋ
즐거운 라운딩을 시작하는데.. 양 옆에서 술냄새를 푹푹 풍겨대는 두 인간들이 가관이다..
그렇게 먹었으면 흔들리기라도 할텐데..
드라이버가 빨래줄이다.. 참나..
역시나 첫티업에서 헛스윙...에고..팔려라..
두번째 친 볼도 쪼루... 4번을 들고가서 심호흡하고..
머리속에 그리는 스윙으로 쳐본다..
맞았다...ㅋㅋ
새벽까지 술먹은 사람이 어케 저렇게 퍼팅이 부드러울까..
맨탈이 흔들린다..
골프는 타인 함께 치지만 혼자해야하는 운동이다..
그러면서도 동반자에게 받는 느낌이 성적에 무척이나 영향을 준다..
전반에 한판도 못먹고.. 범수형만 신나게 쳐드신다..ㅋㅋ
이어지는 파3...
어느정도 아이언이 맞아주니..한번 노려보자..
피칭샷이 잘 되서.. 일단 니어에 파로 먹었다..ㅋㅋ
범수형과 이사장의 아이언 티샷..
역시 고수와 초보의 차이는 있다..
그래도 힘이 있어서 맞으면 장타다..문제는 아직 퍼터에서만 장타다..ㅋㅋ
미누아우의 아이언샷...
첫샷에 이은 두번재 샷인데.. 연습을 절대로 하지 않으니..ㅋㅋ
레슨과 연습을 받으면 출중한 실력을 갖출 몸을 갖고 있는데..
바쁜 일과와 휴일 교회봉사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가 늘 함께한다..ㅎㅎ
동반자와 가까워지고..
자연속에서 공과 내가 하나가 되고..
퍼팅 하나에 울고 웃고..
18홀을 돌면서 인생의 고개길을 가듯 아쉬움을 늘 뒤로하는 골프..
이 골프에 미쳐서 1년반을 지하연습장에서 미치도록 볼을 때렸었다..
새벽에 아침도 걸러가며 아무리 술먹고 들어가도 눈을 뜨고 달려갔었다..
그때가 행복했다..ㅎㅎ
필드에 나간 순간.. 역시 골프는 연습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맥없이 나가는 볼.. 내볼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산속의 볼.. 물속의 볼..
거기에 벙커에 볼.. 채를 분지르고 싶은 분노를 겨우겨우 참으면서..
123도 출근을 했었다.. 실전을 연습할 수 있는 곳이 어디있는가..
싸고..그나마 잔디에서 칠 수 있는 곳.. 구파발의 123는 실전의 선생이었다..
모르는 동반자들과 새벽4시부터 기다려서 란딩을 하고 출근을 했다..
휴일엔 하루종일 만원하는 후진 연습장에서 볼을 때렸다..
덕분에..
얻은 것은 가족들과의 생이별이고..
받은 것은 디스크 수술이었다..
그 이후부터..골프에서 빠져나왔다..
주말엔 절대로 나가지 않았다..정말 정말 어쩔 수 없는 약속때문에 한두번 빼고..
지금은 돈도 없지만.. 자전거가 더 좋은 운동이다..
얻은 것은 스테파니아와 가족의 사랑이고..
받은 것은 체중계에서 내려가는 숫자를 보여주는 건강한 내 몸뚱이다..
혼자 돈딴다고 캐디한테 그냥 다달라고 때쓰는 범수형..ㅋㅋ
가족과 떨어져서 맘고생이 심했을텐데..주말이면 상봉한단다..
뭐니뭐니해도..남자는 아내가 곁에 있어야 사람된다.. 정말이다..
우측 도그렉홀에서 낮은 산을 넘기면 바로 그린이라는 캐디말에..
지르다가 결국 해저드에 빠지고..
유일하게 범수형 볼이 산을 넘었는데.. 거의 오비라고 생각하고 가보니..
정말 오비였다..
문제는 이 인간이 오비가 아니라고 우기는거다..
아무리 아마추어지만.. 오비말뚝 선상을 넘은 것을 아니라고 우기는 인간은 첨본다..ㅋㅋ
이 사실을 동영상으로 남겨..만 천하에 공개한다..
진짜..오비거든? ㅎㅎ
사실 아무도 보지 않을때.. 골퍼의 맘속엔 악마의 유혹이 도사린다..
살짝 발로 차서.. 어? 오비아니네? 하는넘..
남의 볼 찾아준다면서 꾹 밟아서 로스트볼 만드는넘..
기막힌 장소에서 알까기 하는넘.. 그러다 동반자가 봤다고 하면 아니라고 우기는넘..
나도 한번 그런적이 있었다..
산으로 올라간볼을 겨우 찾아서 어려운 샷을 해서 겨우 양파를 면했는데..
홀에서 볼을 집어보니..동반자꺼였다..
아.. 붉어지는 얼굴.. 물론 웃으면서 넘어가주는 동반자였지만..
그 이후론 절대로 남의 볼을 손대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내가 잘못친 볼에 화를 내지 않는다..
오랫만에 버디 찬스를 잡은 미누아우..
카메라를 너무 의식했나..살짝 빗나간다..ㅋㅋ
퍼터를 바꾸고 잘 된다는 미누아우...
퍼팅은 정말 자다가고 벌떡 일어나게 만드는 채다..
그 한타가 드라이버 한타..아이언 한타.. 웨지 한타와 똑 같으니 말이다..
아무리 눈을 부라려도 그린의 브레이크가 읽히지 않을때는 정말 미치겠다..
초보가 달래 초보인가.. 지금도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때가 생각날땐 웃음이 난다..
왜그렇게 반대로 라이를 읽는지..ㅎㅎ
퍼팅매트에서 열심히 연습도 해봤지만.. 역시나 감이 좋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습을 해야한다..ㅋㅋㅋ
난 즐기기 위해서 연습을 하지 않는다.. ㅎㅎㅎ
연습할 시간 있으면 자전거를 타야지..
골프가 운동이 되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저 카트다..
하루에 받을 수 있는 골퍼숫자를 늘리기 위한 방편.. 걸어야 운동이 되는데..
옆모습은 최경주와 닮은.. 이사장님..
비록 지금은 초보라 한판을 못드셨지만.. 1년안에 실글이 될 힘을 갖고 있으니.. 열심히 연습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ㅋㅋ
드라이버가 150야드도 나가지 못했을때가 있었다..
아아언이나 드라이버나..우드나.. ㅎㅎ
무조건 후려패려고 드니..갈비뼈만 아프고..그랬었다..
파워가 힘을 준다고 채끝에 전달되는 것이 아님을 한참에서야 알았다..
잘맞기 시작했을때.. 정말 드라이버만 때렸다..
일단 시원하게 나가줘야 그다음에 뭔가를 하니까..
오늘은 초반에 드라이버를 잡기 싫을정도로 맞지 않더니..중반부터 그럭저럭 맞아준다..
사실 억지로 맞추는거다..ㅋㅋ
허탈하게 내려오는 범수형과 이사장님..
채놓은지 한참된 놈이 더 멀리나가니 힘이 빠지죠? ㅎㅎ
드라이버가 정말 좋아진 민우아우..
연습없이 어찌 그리 잘 보낼 수 있을까..의심스럽다..ㅎㅎ
선한사람이..한번 화나면 휴대폰을 부숴버린다고 하니..믿어지지가 않는다..ㅋㅋ
공부하랴 일하랴..고생이 많다.
그래도 하고 싶은것은 해야한다.. 후회하지 않으니까..
골프는 마지막 18홀을 돌고 나면..
머리속에 오늘의 실수들이 스쳐지나간다..
스코어 카드를 보면 한숨도 나온다..ㅎㅎ
그게 골프다..
실력이 늘지 않고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포기하는게 대부분의 이치이나..
골프는 그렇지 않다..
않되니까..하고 싶은..참으로 희한한 운동이다..
좀더 대중적인 골프장이 많아져야한다..
문제는 자연을 훼손하는데 있다... 아직도 농약에 의존하는 잔디관리도 문제고..
풀어야할 숙제가 많을 수록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최소한의 산림파괴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한국적 골프장 설계자와 시공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오늘 첨이자 마지막으로 버디를 해주었던..내 볼..
깃대를 향해..홀컵을 향해..가고 싶은가 보다.
잘맞은 드라이버샷 처럼..세상을 날고 싶다..
정교한 아이언샷 처럼..내 인생이 계획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정확한 웨찌샷 처럼..하는일마다 대박이었으면 좋겠다..
부드러운 퍼팅처럼..내 인생을 마무리 하고 싶다.
골프도 자전거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그래.. 그것도 인생이다..
깃대를 향해..홀컵을 향해..가자..
고마운 사람들..오늘 동반했던 지인들을 평생잊지 않겠다..
백수위로 라운딩..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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