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자전거여행

[자전거여행]전국일주-13 흥해에서 울진까지..

석스테파노 2009. 5. 16. 10:49

4월17일 금요일 날씨 : 맑음

 

어제의 우중충한 날씨는 어느새 물러가고..

환한 태양이 아침을 반긴다..

비를 무척 좋아하지만..흐리기만 한 날씨는 싫다..

더운것 보다 추운게 좋았는데..

이젠 추운거 싫다..ㅎㅎ

일명..철들어가는게다..ㅋㅋ

 

이젠 잠을 못자도 맹숭맹숭하다..

그려려니 한다.. 졸리면 자고..깨면 깨는거고..

 

6시조금 넘어..

식당으로 간다..

아침을 대충 때우고..

출발 준비를 한다..

 

출발전 4층 여관방에서 방충망너머 창밖을 보니..7번국도로 열심히 차들이 달린다..

부지런들하다.. 그래.. 오늘 함 해보자..

 

놓고 나온거 없는지..눈을씻고 찾아보고..다시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나선다.. 진짜..이젠 잃어버리면 성을 간다..ㅋㅋ

 

 

어제 잠잤던 여관..

담배냄새가 좀 덜해서 찍어둔다...

1층에 마트가 있어.. 해먹을까 했는데..

그돈이 그돈이더라..

참치캔에 라면에 햇반에 소수한병 사서 해먹느니..

이삼천원 더주고 밥먹는게 편하다..

아예 숙식을 해결하면서 다니는 여행이라면 몰라도..

짐을 줄이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닳았다..ㅋㅋ

패니어 자체도 짐이고..

 

 

 삼척이 194킬로 남았다..ㅋㅋ

절대로 하루에 갈 거리가 아니다..

울진까지 갔다가.. 그다음 지날 코스다..

길은 시원하고.. 갓길도 잘되어 있고..

부지런히 가본다..

 

 

 흐미.. 대통령님 고향마을이란다..

이러니 지연이든 학연이든 뭔 끈이 끊어질 수 있나..

어쩐지..도로가 새로 포장되어 있고.. 갓길도 깨끗하더라..

별로 친근감 가지 않는 팻말이지만.. 어쨋든 고맙다..

라이딩이 편하도록 배려해줘서...

절대로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ㅎㅎ

걍 쌩까고 달린다..

 

 

 잠시 쉬는데.. 송라면이다..

도나 시.. 읍이나 면..리나 동으로 나뉘는 행정구역상..

참 재미있는 지명도 많다.. 한자로 풀어놓으면 뭔 뜻인지

감을 잡겠는데.. 어차피 한자문화를 받은 나라가..

한글만 고집하면 정말 이상해진다.. 신라면과 진라면 이런 생각이 드니 말이다..

표지판엔 한자를 다 빼면서..

애들 한자검정시험은 왜 보게 하는지..

참..희한하다..

 

 

 

 화진포로 들어선다..

야.. 바다다..동해 바다다...

어릴때 로망이었던 동해...

여기를 자전거를 타고 올줄을 꿈에도 몰랐다..ㅋㅋㅋ

제주의 바다를 실컷 봤다고 해도..

동해는 동해나름대로의 바다맛이 있다..

 

 

 장사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셀카를 하나 날린다..

셀카수준이 이젠 거의 절정에 달한다..누가 찍어준것 같다..ㅋㅋ

 

동해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한 적이 한번도 없다..

여름에 붐비는 곳이 싫어 한번도 오지 않았던곳..ㅋㅋ

역시나 물에 들어가지 못하는 계절이 왔다..

 

 

 

 예쁜 꽃들이 동해입성을 축하해준다..

'넌 이름이 뭐니?'

'꽃이야...가던길이나 가!'

참 쌀쌀맞다..

작업거는 거로 착각하는지...원.. 

 

 

 영덕을 향하는데..자동차 전용도로다..

영덕방향으로 도로를 내려온다..

구 7번국도를 타야한다..

차도 없는 저 도로를 왜 못타게 하는지..

고속도로처럼..100킬로를 넘게 달리는 전용도로도 아니면서..

사실 전용도로는 재미도 없다..

 

 

 

 영덕에서 울진방향으로 진행하다..

마을에서 만들어놓은 놀이터겸 정자가 있어 쉬어간다..

화수리였던것 같다..

화장실과.. 식수대만 있으면 야영하며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것 같은데.. 그런것은 아쉬웠다..

 

 

 자동차 정말 잘 않다니는 구7번도로를 타고..축산지소 농협에 들른다..

현금도 찾을겸..물도 한통 받는다..

농협으로 현금카드를 만들어오길 잘했다..

전국..어~딜 가도..있다..ㅎㅎ

 

 

 영해에 들어서니 아산병원이 영덕이름으로 서있다..

영해태생인 형을 있는데..

아마 이 병원에서 부친상을 치뤘을게다..

뭐가 그리 바쁜지.. 정성만 동생들시켜 보내고.. 일같지도 않은 일을 했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 모름지기 아픔을 같이 해야하는데..

담에 술한잔 해야겠다..

 

 

 

 

 

흥해성당이 깨끗하게 지어져있다.

들어가본다.. 에전에 썻던 종이 보인다..

신축한지 얼마되지 않는 것 같은데..

지나는 수녀님이 힐끗 보더니 얼른 건물로 들어가신다..

'복장은 이래도..저 신자에요.. ' ㅋㅋ

이상한 넘으로 보셨나보다...

잠시 마음속 기원을 빌어보며 다시 출발..

 

 

가다보니.. 직진 금지란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자동차 전용도로다..

모야.. 타지 말라면서..

쌩까고..그냥 직전한다..

새로 도로를 놓으면서 국도가 짤렸다..

해안쪽으로 틀으니..고래불 해수욕장이 나온다..

 

 

끝까지 펼쳐진 긴 모래사장이 너무도 환상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긴 모래사장이 없다고 한다.

여길 첨 와본다..ㅋㅋ

 

 

 

끝도없는 모래사장에 나혼자다..

혼자의 특권을 즐긴다..

내가 유일한 여행객이요.. 이순간을 혼자만 볼 수 있는 특권층이다..ㅋㅋ

 

 

 

 

점심을 먹어준다..

젤 싼게 물회다..일만원..

쥔장 내외도 식사를 한다.. 그게 더 맛있어 보인다..

김치찌게 ㅎㅎ 매뉴엔 없다..

작년에 대학생 둘이 무전여행을 걸어서 하고 있는데..

하도 불쌍해 보여서 밥을 먹였다고 한다..

인정도 많은 분이다..

잘먹고 나왔다..

 

 

계속 진행하다보니.. 지금은 폐업한 양식장이 보인다..

양식도 이젠 어려운가 보다..

중국산이 밀려들어오고..

거의 모든 어종이 양식이 가능하다보니..

경쟁에서 밀리는게다..

사연이야 잘 모르지만.. 저렇게 큰 양식장이 몇개나 문을 닫고 있다..

 

 

 

 

 백석리를 지나다보니.. 근심을 푸는 곳이있다..ㅋㅋ

여행객을 위한 배려인지 열려있다..

근심은 풀어야한다..ㅎㅎ

아름다운 동해바다를 계속 보면서 달린다..

 

 

 

물에 밀려오는 해조류를 걷어 말리는 분들이 있다..

미역인지 다시마인지는 모르지만..

여러군데서 봤다..

바람도 역시나 맞바람...ㅋㅋ 파도는 큰소리 없이 밀려왔다..밀려간다..

 

 

 

 울진군이 반갑게 맞이한다..

그런데.. 울진대게는 또 뭔가..

영덕대게가 아닌가?

 

 

 

 

대게 동상에 써있는 글을 읽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영덕이 교통이 편리해서 지명을 얻은 것이란다..

예전에 하도 잡아서 씨가 말랐던 대게가..

이제 좀 잡힌다고..결국 원조싸움을 한다..

지방자치제의 장점과 단점이 바로 나타난다...

바다는 동해 하나인데.. 여기서 잡은 것이 서로 자기것이란다..

서해바다 꽃게가 북한이 잡으면 북한산..중국이 잡으면 중국산..

한국이 잡으면 한국산이 되는거 아닌가...

국적으로 놀자.. 한국산 대게.. 판매원 영덕군. 울진군..

뭐 이러면 동일한 브랜드를 알리면서 홍보도 되지 않을까..

 

아..진정하자.. 지금 내가 이런걸 신경쓸때가 아닌겨...

대게 한마리도 사먹어 주지 않으면서..ㅎㅎ

그려.. 이런 복잡한 일은..

저 높으신 여의도분들이 알아서 할테니까..

난 그져 달린다..

 

 

산을 자르고..멀쩡한 도로를 넓히는 공사가 한창이다..

보행자와 자전거여행객은 관심도 없다..

오로지 차만을 위해 차만에 의해 차만의 도로이다..

우리나라 도로에는 두사람이 존재한다..

차타고 있는 운전자와 차타고 있지 않은 보행자..

같은 사람인데.. 차타고 있을때와 없을때 차이가 너무도 크다..

차만타면 성질이 달라지는 두사람..

헐크가 울고 갈것이다..

정말 위험한 7번 국도다..

이렇게 위험하게 만든건..바로.. 인간들이다..

 

 

 

울진에 가까워오자..도로가 넓어진다..

일부 전용차로가 있지만... 지방도와 국도만 타고 간다..

저 넓은 도로에 차는 한대도 없다..

통행료를 받지 않는 국도는 철저한 세금으로 운영된다..

도로설계기준..바뀌지 않았다면..

서비스수준이 출근길 올림픽대로 수준이 되어야 도로를 확장하거나 신설한다..

명절때..바캉스때.. 잠시 밀리는 길을 이렇게 놀리고 있다..

그리곤 자전거도 못다니게 한다..

역시..

나라경제는 어렵다..

여의도분들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울진에 들어선다..

잠시 시장을 구경한다..

울진도 많이 커졌다.. 그래도.. 사람은 한가하다..

방잡기전에..

 

 

 

 

118킬로를 뛴 기념으로 근사한 식사를 먹어준다..ㅋㅋ

동해의 기운을 받았는지..미쳤다.. 

평속도.. 18.6이나 나왔다..

언덕이 없었나? 하여간..

왼쪽 무릅과 발목이 조금 아프지만..기분이 좋다..

 

 

 

 

 근사한 저녁은 뼈다귀탕..맛있다..가격대비 최대의 열량..

밥과 안주를 동시에 해결..ㅋㅋ

그런데 우연히 손목을 보니..때가...ㅋㅋ

이런..목욕할때 때수건을 안써서 그런가보다..

 

그런데..샤워할때 밀어보니..이게 탄자국이다..

장갑과 웃옷사이 틈으로 타버린거다..

져지소매에 고무줄로 되어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장갑손목부분까지 덮으란 것인데..ㅎㅎ

 

음주라이딩때 자빠딩한 휴유증으로 왼쪽 손가락이 아프다..

부었다 가라앉았다 하는데.. 오늘은 유난히 부어있다..

술먹고 자전거 타지 말자.. 특히 산은 절대로 가지말자..

삼개월이 넘었는데 낫지를 않는다..

 

역시나 여관쥔은 기대에 부흥하여..오천원 깍아주지 않는다..

자기네가 젤 싸단다..

 

울진에서 처음으로 자본다..

참 빨래도 해준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주행거리 : 118.04km

주행시간 : 6시간20분

평균속도 : 18.6km/hr

최고속도 : 62.7km/hr(첨으로 60을 넘었다... 다신 내리쏘지 않는다..ㅎㅎ)

누적거리 : 2588.7 - 1650 = 938.7km